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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강경 좌파’ 부상…FT “트럼프 시대 이후 美 정치지형 ‘중도세력’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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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강경 좌파’ 부상…FT “트럼프 시대 이후 美 정치지형 ‘중도세력’ 사라져”

조란 맘다니가 지난 6월 2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민주당 예비선거 개표 상황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란 맘다니가 지난 6월 2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민주당 예비선거 개표 상황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정치권에서 급진적 진보로 분류되는 ‘하드 레프트(hard left)’의 부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수 포퓰리즘이 정치 중심을 흔들면서 이제는 민주당 내부에서 ‘좌파 포퓰리즘’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 ‘정의로운 대결’ 내세운 강경 좌파


파이낸셜타임스(FT)의 라나 포루하르 칼럼니스트는 지난 5일(현지시각) 낸 칼럼에서 “기업계가 이제는 좌파 리스크를 진지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뉴욕시장 선거에서 사회민주주의 성향의 조란 맘다니 민주당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고 민주당 내에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 의원의 2028년 대선 또는 상원 출마설이 떠오르는 등 진보세력의 확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메인주에선 그레이엄 플래트라는 어부 출신 후보가 공화당 중진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에 도전장을 내며 ‘반(反)엘리트’ 흐름을 이끌고 있다. 포루하르는 “이들 흐름이 이번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의 배경에도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부유층 감세와 맞바꾼 의료복지 삭감을 거부하며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 “중산층 위한 진짜 싸움” 강조


FT는 “이제 선거의 승패는 누가 ‘서민의 편’으로 보이느냐에 달렸다”고 전했다.

특히 의료보험료 인상과 주거난이 심화하면서 ‘서민 생활비 위기’가 진보 진영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시킨 저가 의약품 플랫폼 ‘트럼프알엑스(TrumpRx)’조차 아이러니하게도 오바마케어의 정책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으로 꼽힌다.

맘다니는 렌트 동결과 공영 식료품점 설립을 제안했고 AOC 계열 의원들은 보육비 지원과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18~34세 미국인의 62%가 사회주의에 호감을 표했다.

◇ 월가 ‘긴장’…“자본 유출 우려”


FT는 “기업계가 맘다니의 승리를 막기 위해 자금 공세에 나섰지만 역풍을 맞고 있다”고 전했다.

빌 애크먼 등 월가 인사들이 ‘뉴욕 자본 도피론’을 제기했으나 여론은 오히려 ‘대기업 특혜 철회’ 주장에 힘을 실었다.

포루하르는 “미국식 사회주의는 유럽의 중도좌파 수준에 불과하다”며 “다만 강경 좌파가 집권할 경우 세금과 규제는 더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문제는 도덕적 정당성보다 실질적 효과를 보여주는 정책 설계”라며 “보육·주거 같은 복지정책이 산업투자와 어떻게 공존할지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중도는 무너졌다”


FT는 이번 셧다운 사태가 민주당의 ‘좌파 노선’이 실제 대중적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루하르는 “이제 미국 정치는 중도부재 상태”라며 “다음 세대의 승자는 분명히 ‘정의로운 실용주의’를 증명하는 세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