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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美 증시 고점 불안…37조 달러 부채·AI 버블·달러 약세 등 5대 위협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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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美 증시 고점 불안…37조 달러 부채·AI 버블·달러 약세 등 5대 위협 경고

배런스 "S&P500 사상최고 이면 붕괴 리스크 커져"…금·우량채·에너지주 등 방어전략 제시
미국 증시가 상승 추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5대 리스크가 거론된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증시가 상승 추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5대 리스크가 거론된다. 이미지=GPT4o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서 시장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배런스는 지난 10(현지시각) 보도에서 현재 주식시장이 맞닥뜨린 5대 리스크와 이에 대응하는 구체적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랠리 3년차, 커지는 붕괴 우려


S&P500지수는 올해에만 30차례 이상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지난 4월 저점 이후 시가총액이 11조 달러(15700조 원) 늘었다. 202210월 저점과 견주면 85% 올랐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상승세가 소수 빅테크 기업에 기댄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 위험을 간과한 결과라는 지적과 함께, 대규모 감세와 재정지출로 수천억 달러 신규 부채가 생긴다는 우려도 나온다.

리스크 1, 37조 달러 부채와 채권시장 붕괴 위험

미국 전체 부채 규모가 사상 최대인 37조 달러(53000조 원)를 넘어섰으며, 다음 10년 중반까지 50조 달러(7160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투자자들이 장기채에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면 정부 차입비용이 늘고 기발행 채권 가격은 떨어질 수 있다.

외국 투자자와 중앙은행들은 미국 국채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금과 다른 우량 국가 채권을 사들이고 있으며, 글로벌 무역결제 시스템에서 달러 수취를 피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배런스는 이에 맞서는 방법으로 우량 기업 채권을 제시했다. 애플은 무디스와 S&P글로벌에서 트리플A 등급을 받았으며 해마다 약 1000억 달러(143조 원) 잉여현금흐름을 만들어낸다. 애플 5년물 채권은 견줄 만한 미국 국채보다 약 0.5%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닐 셰어링 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공공부채나 재정적자가 특정 임계값을 넘으면 재정위기가 불가피해진다는 마법 같은 한계선은 없다"고 말했다.

리스크 2, AI 투자 버블 우려


인공지능(AI)은 지난 3년간 S&P500지수 강세장의 핵심 동력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2000년대 초 나스닥 폭락과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래셔널에퀴티아머펀드의 조 티게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닷컴 붕괴를 거래소 트레이더로 겪은 인물이다. 그는 "우리는 지금 당시와 비슷한 상승장 입구에 서 있다""주식이 크게 오를 수 있고, 사람들이 천재처럼 느끼는 순간까지 오를 수 있지만, 그 순간이 지나면 끝"이라고 말했다.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는 2028년까지 AI가 미국 가구 22%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과 같은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AI 투자의 순환성 문제도 지적된다. 엔비디아는 매출 절반가량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닷컴, 알파벳, 메타플랫폼스, 테슬라 등 5개 빅테크 기업에서 올린다.

오픈AI, 오라클, 엔비디아가 최근 맺은 계약에서도 순환성이 드러난다. 이들은 모두 정부의 5000억 달러(716조 원) 규모 AI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 엔비디아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지분을 사들였고, 오픈AI는 오라클에서 컴퓨팅 용량을 사들이며, 오라클은 다시 엔비디아 칩을 더 산다.

시장 최대 10개 종목 가운데 8개가 AI 투자 이야기와 얽혀 있으며, 이들 총 시가총액은 약 23조 달러(32900조 원)에 이른다.

배런스는 이에 맞서는 방법으로 동일가중 S&P500지수펀드 투자를 제안했다. 또 헬스케어 같은 부진 섹터의 가치주와 우량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방안도 내놨다. 에너지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컨스텔레이션에너지, 넥스트에라에너지, 차세대 원자력 대안인 오클로 같은 에너지 기업도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참고로 1928년 이후 21번 나타난 베어마켓은 보통 주요 주가지수가 20% 빠지는 것을 뜻하는데, 각각 1년도 안 돼 끝났다.

리스크 3, 중국 위기와 대만 문제


베이징의 장기 전략을 둘러싼 혼란이 전 세계 투자자들을 계속 사로잡고 있다. 중국은 때로 기술 혁신 선두의 소비자 중심 경제로 바뀌는 모습을 보이지만, 다른 때는 기업인을 잡아가고 대만 해협에서 군사훈련을 벌이는 등 엇갈린 행보를 잇는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AI 분야에서 베이징 기술력 증대가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 5월 싱가포르 안보회의 연설에서 대만을 향한 중국 군사 공격 가능성을 "임박한 것"으로 그렸다.

배런스는 이에 맞서는 방법으로 AI 투자를 제시했다. 미국 국방부와 가깝게 일하는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는 AI 기술을 써서 서방 국가에 전장 정보를 준다. 이 회사는 지난 8월 미 육군과 100억 달러(143200억 원) 규모 계약을 맺었다.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CEO)"서방을 그 명백하고 타고난 우월성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공개로 밝혔다.

드론 제조업체도 괜찮은 투자처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에어로바이런먼트와 크라토스디펜스앤시큐리티솔루션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1750억 달러(250조 원) 규모 골든돔 미사일 방어체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리스크 4,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경제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미국 경제에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관세정책은 이미 소비자물가 상승을 불렀다. 연준이 좋아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최근 지난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닿았다. 기업들이 관세 추가 비용 흡수를 멈추거나 국내 생산으로 바꾸면서 그 비용을 넘기면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미국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느려졌으며, 고용시장 약세로 2026년 가벼운 경기침체 우려가 되살아난다. 연준이 트럼프 행정부 요구대로 금리를 크게 낮추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런스는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에서는 경기와 상관없이 안정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는 기업에 눈길을 줄 것을 권했다. 애플, 넷플릭스, 스포티파이테크놀로지, 월트디즈니 등이 대표다. 이들 기술·미디어 기업은 거시경제 환경과 무관하게 월 구독료를 내는 대규모 가입자 기반을 갖고 있어 가격 인상을 빨리 넘길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걱정된다면 부동산과 원자재 같은 실물자산 사들임도 생각해볼 수 있다. 금값 오름은 부분으로 이런 투자자 행동을 비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LPL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치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데이터에 기대는 연준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리스크 5, 달러 급락 가능성


글로벌 상거래에서 달러 지배력이 약해지기 시작하면서 세계 무대에서 미국 역할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 미국 달러지수는 올해 상반기 6개월간 1980년대 초 이후 가장 나쁜 실적을 내며 10% 넘게 떨어졌다.

미국 부채 수준이 치솟고 연준이 일련의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달러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달러는 이번 10년 후반 좋아하는 통화 목록 위쪽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런스는 금을 주요 대응 수단으로 내놨다. 중국 인민은행은 올해 보유고에 21메트릭톤 금을 더해 총 보유량을 2300톤 넘게 늘렸다고 로이터통신이 계산했다.

크레스캣캐피털의 오타비오 코스타 매크로 전략가는 글로벌 중앙은행 금 보유 비중이 전체 준비금 27%로 거의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외국의 미국 국채 보유는 약 23%2008~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금값은 올해 약 50% 올라 1979년 이후 가장 높은 해마다 오름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JP모건의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초글루가 이끄는 애널리스트들은 비트코인이 연말까지 약 165000달러(23600만 원)에 닿을 것으로 본다. 이는 현재 수준에서 38% 오른 것으로, 2025년 기준으로는 거의 80% 늘어난 수치다. 신흥시장도 대안으로 꼽힌다.

월가에서는 달러가 충분히 버틸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글로벌 무역은 여전히 달러 바탕이며 믿을 만한 대안이 모자라 이런 상황이 곧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로화는 성장 멈춤과 붕괴 위험을 안고 있고, 위안화는 공산당 정부 마음대로 평가되며, 엔화는 독립된 중앙은행 뒷받침이 모자란다는 설명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