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주식 시장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10월 들어 지난 6일까지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찍고, 8일에도 다시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던 시장 실적 지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10일(현지시각) 2.71% 급락한 6552.51로 미끄러졌다.
S&P500 지수는 10일에도 사상 최고를 돌파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미국과 중국 간 관세전쟁 재개를 선언하면서 급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그동안 가파르게 상승했던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식 시장 3대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지난 4월 경험으로 보면 이번에도 재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낙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당시 트럼프가 대대적인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주식 시장을 침체 국면으로 빠뜨렸다가 이후 관세를 유예하면서 시장은 급격한 오름세로 돌아섰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주식 고평가 논란까지 불거진 상태라 반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이 나온다.
다만 이번 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3분기 기업 실적 시즌이 주식 시장을 구원할 것이란 낙관도 있다.
사라진 시총만 2조 달러
트럼프는 10일 미 동부시각 기준 오전 10시 57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중국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면서 주식 시장을 침몰시켰다.
트럼프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를 지목하며 중국이 전세계에 “매우 적대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중국이 이 희소한 자원에 대한 ‘독점’을 통해 전세계를 ‘인질’로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중국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시 주석을 만날 필요가 없을지 모른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관세를 대거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고, 장 마감 뒤 중국 제품에 추가로 100% 관세를 물린다고 발표했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따르면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글로 사라진 시가총액이 약 2조 달러(약 2866조 원)에 이른다.
엔비디아(4.89%), 테슬라(5.06%), 마이크로소프트(2.19%), 애플(3.45%), 팔란티어(5.41%) 등 주식 시장 상승 흐름을 주도하던 빅테크들이 침몰했다.
셧다운
주식 시장을 뒤흔들 또 다른 불안 요인은 연방정부 셧다운이다.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셧다운 충격은 주식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에는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크게 높아진 상태에서 맞은 셧다운이어서 미래를 점치기 쉽지 않다.
이런 와중에 전문가들은 오는 15일을 눈여겨보고 있다. 이날은 연방정부 공무원 급여 지급일이다.
트럼프가 11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약 150만 현역 군인들에게는 급여를 지급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지만 다른 공무원들은 셧다운 속에 급여를 못 받을 전망이다. 폴리마켓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15일 이전에 셧다운이 끝날 가능성이 고작 6%에 그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셧다운이 길어지면 연방정부가 발표하는 각종 통계가 나오지 않는다. 당초 15일 발표 예정이었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오는 24일로 발표 일정이 연기됐다. 이는 미 사회보장기금의 내년 지원금 산정 기준에 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발표돼야 하는 지표여서 일정이 9일 늦춰지더라도 발표하기로 한 것일 뿐 다른 지표들은 언제 발표될지 알 수 없다.
미 주식 시장이 현 경기상황에 대한 평가 없이 깜깜이 속에 미·중 관세전쟁 재점화로 내몰리고 있다는 뜻이다.
3분기 실적 시즌 개막
다만 주식 시장이 관세전쟁 재점화 우려에서 벗어나 재반등 발판을 구축할 가능성도 있다.
3분기 실적 시즌이 이번 주에 막이 열리기 때문이다. 전망은 낙관적이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3분기 순익은 전년동기비 18%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실적이 주식 시장의 구원자로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3일에는 결속재 전문 업체로 미 경기 흐름의 잣대 역할을 하는 패스터널의 실적 발표가 있다.
JP모건, 씨티그룹, 웰스파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14일 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실적 시즌의 문을 연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모건스탠리는 15일에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유전 탐사 서비스 업체 슐럼버거는 17일에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한편 빅테크 실적발표는 22일 테슬라가 문을 연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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