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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싱가포르, 부유한 기업인들 ‘이주 1순위’ 국가…美는 5위로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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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싱가포르, 부유한 기업인들 ‘이주 1순위’ 국가…美는 5위로 밀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상징물에 속하는 마리나베이의 머라이언파크 분수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상징물에 속하는 마리나베이의 머라이언파크 분수대. 사진=로이터

전 세계의 부유한 사업가 가운데 절반 이상이 다른 나라로의 이주를 고려하고 있으며 그 중 싱가포르가 가장 선호되는 국가로 꼽혔다.

11일(현지시각) CNBC에 따르면 영국계 글로벌 종합 금융그룹 HSBC가 지난 4~5월 자산가에 속하는 전 세계 사업가 2939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기업인들은 최소 200만 달러(약 28억5000만 원) 이상의 투자 가능 자산이나 총자산 2000만 달러(약 285억 원) 이상을 보유한 고액자산가다.

HSBC에 따르면 조사 결과 응답자의 57%가 향후 12개월 내 새로운 거주지를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 때의 55%에서 소폭 증가한 수치다.

특히 Z세대에 속한 기업가의 ‘이주 의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세대 응답자 중 4분의 3 이상이 새로운 나라로 옮길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 사업 확장·투자 기회가 주요 동기


이주 이유로는 세금 절감이 아닌 ‘사업 확장’과 ‘새로운 투자 기회 확보’가 가장 많이 꼽혔다.

전체 응답자의 67%는 ‘새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또는 ‘새로운 투자 기회를 얻기 위해’ 이주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더 나은 삶의 질’을 이유로 든 응답자는 63%, ‘자녀 교육 환경 개선’은 52%, ‘안전 확보’는 47%였다. 반면 ‘세제 환경’은 8번째 요인(약 33%)으로 밀려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보였다.

HSBC는 “세금 이슈는 언론 보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실제로 다수의 기업가에게는 거주지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 싱가포르 1위, 미국은 5위


이들이 가장 선호한 이주지는 싱가포르(12%)였고 영국(10%), 일본·스위스(각 9%)가 그 뒤를 이었다. 미국은 8%로 지난해 공동 2위에서 5위로 내려갔다.

HSBC는 “올해 조사에서는 특히 아시아 기업가들 사이에서 일본이 빠르게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는 유일하게 ‘삶의 질 향상’(57%)이 ‘투자 기회’(49%)나 ‘사업 확장’(48%)보다 더 중요한 이유로 꼽힌 국가였다.

◇ 미국·프랑스 응답자 특징 뚜렷


미국 응답자 중 이주 의향이 있는 이들은 주로 ‘새로운 문화 경험’(72%)을 이유로 들었다. 이는 전 세계 평균(57%)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반면 프랑스 기업가들은 단 39%만이 해외 거주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HSBC는 “프랑스 기업가들은 자국 문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주를 고려하는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새 환경 적응’(40%)으로, ‘사업 재정비’(36%)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는 최근 프랑스에서 부유세 도입 논의가 다시 힘을 얻고 있고 영국의 세제 개편으로 인한 ‘자산가 탈영국’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CBNC는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