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 단기 과열 부담에 조정 불가피...비트코인 순환 매수 가능성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12월물)은 온스당 4120달러 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보합권을 유지했다. 반면,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장중 한때 2.9% 하락한 뒤 낙폭을 일부 줄이며 장 후반 0.66% 하락한 온스당 4098달러에 거래됐다.
금값은 전날 하루 만에 한때 6.3% 급락하며 2012년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이번 급락은 금값이 최근 사상 최고치를 수차례 경신한 이후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과 달러 강세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촉발됐다. 특히 금값이 기술적으로 과매수 구간에 진입했다는 신호가 확산하면서 매도세를 재촉했다.
연초 이후 금값은 글로벌 중앙은행의 대규모 매입과 통화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 수요 확대로 약 65% 급등했다.
그는 이어 “이번 조정이 장기적인 금값 상승 전망을 바꿀 만큼의 신호는 아니다”면서 금의 장기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UBS의 울리케 호프만-버차디 미주 지역 최고투자책임자(CIO)도 “거시경제 여건, 펀더멘털·모멘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귀금속 시장은 여전히 지지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과 수요 증가 및 지속되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내년 1분기까지 금 시장에 순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호프만-버차디는 이어 “미국의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실질금리가 0%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경우 달러의 투자 매력이 약화되면서 귀금속으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을 효과적인 포트폴리오 분산 자산으로 평가하면서 “거시경제 불안이나 정치적 리스크가 심화될 경우 온스당 4700달러까지 추가 상승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씨티그룹은 전날 금값 급락 이후 금에 대한 ‘비중 확대’ 추천을 하향 조정하며 조정 가능성에 주목했다. 씨티는 보고서에서 “앞으로 몇 주간 온스당 4000달러 부근에서 금값의 추가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은행은 “장기적으로 금 강세 스토리의 핵심 요소인 중앙은행의 달러 다변화 수요가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수준에서 급하게 포지션을 취할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은행은 “금 가격이 ‘화폐가치 하락’ 스토리를 앞서갔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에는 기회
한편 야후파이낸스는 금값 랠리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최근 2주간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던 비트코인에 ‘순환 매수’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펀드스트랫의 디지털 자산 전략가 션 패럴은 “금 랠리의 일시적 중단이 비트코인으로의 자금이동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패럴은 “전날 금값이 급락세로 돌아선 직후, 비트코인이 강하게 반등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비트코인은 전날 약 10만8000달러 내외에서 거래됐으나 금값이 급락하자 장중 한때 11만4000달러 근방까지 상승하며 최근 이어진 암호화폐 급락세가 일단락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였다.
패럴은 최근 수년간 금과 비트코인 간에 ‘선후행 관계’가 형성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은 대체로 먼저 상승한 뒤 정점을 찍고 조정받은 뒤 횡보 국면에 들어가며 그 뒤를 비트코인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움직임이 자금의 순환매매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번이 시작이 아니더라도 이런 흐름은 결국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순환매수' 전망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이날 3% 넘게 하락하며 뉴욕시장 후반 10만7200달러 내외에서 거래됐다. 이는 3거래일 연속 반등세를 마감한 것이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