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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르헨티나에 200억달러 통화스와프 제공…논란 속 ‘정치적 구원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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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아르헨티나에 200억달러 통화스와프 제공…논란 속 ‘정치적 구원줄’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 회의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왼쪽)이 지난달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0차 유엔총회 회의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아르헨티나의 금융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200억 달러(약 28조9000억 원)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자국 재무부가 직접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매입했다고 AP통신, 폴리티코 등 외신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외국 통화를 직접 구매하는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자유주의 성향의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 사실상 ‘경제적 구원줄’을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 X에 올린 글에서 “미 재무부는 시장의 안정을 위해 즉시 필요한 예외적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번 조치는 아르헨티나의 현금 유동성 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신속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4일간 워싱턴DC에서 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경제부 장관과 회담을 이어가며 세부 조건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베선트 장관이 스와프 계약에 별도의 경제 조건을 명시하지 않아 “충성 보상용 정치 지원”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밀레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과 베선트 장관의 “지속적인 지원”에 감사를 표하며 “가장 가까운 동맹국으로서 경제 자유와 번영의 반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지난달 유엔총회 기간 회담을 가졌으며 오는 14일 워싱턴DC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다.

통화스와프 계약은 일정 기간 동안 미 달러화와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교환했다가 만기 시 재교환하는 방식이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가 그 사이 하락할 경우 미국이 손실을 떠안을 수 있어 ‘사실상 구제금융’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2023년 말 집권한 밀레이 대통령은 ‘공공지출을 톱질하겠다’는 공약 아래 급진적인 긴축 정책을 추진했지만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로 국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이후 투자자들은 정치적 불안과 과대평가된 페소화, 급감하는 외환보유액을 우려해 자금을 대거 회수했다.

이번 미 재무부의 개입 발표 직후 아르헨티나의 달러 표시 국채는 약 10% 급등했고 부에노스아이레스 증시도 15% 상승했다.

현재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에 418억 달러(약 60조3000억 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 최대 채무국이다. 오는 26일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밀레이 정부의 ‘시장 실험’이 지속될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