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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5% 넘게 급등...미국의 러시아 석유 제재에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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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5% 넘게 급등...미국의 러시아 석유 제재에 '화들짝'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최대 규모의 미드웨이-선셋 유전에서 펌프잭이 유정에서 기름을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최대 규모의 미드웨이-선셋 유전에서 펌프잭이 유정에서 기름을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 최대 원유 기업 두 곳에 추가 제재를 가했다는 소식에 국제유가가 5% 넘게 급등했다. 이는 4개월여 만에 최대 일일 상승률로 브렌트유는 이틀간 7%나 급등하며 2년여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의 이번 제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 단행됐다.

23일(현지시각)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선물은 배럴당 3.40달러(5.43%) 상승한 65.99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도 배럴당 3.29달러(5.62%) 오른 61.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와 WTI는 모두 지난 20일 기록한 5개월 만의 최저치에서 반등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금이야말로 살상을 멈추고 즉각적인 휴전에 나설 때”라며 “재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종식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추가 제재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우리는 동맹국들에 이번 제재에 동참할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미 재무부는 이번 제재가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 능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속하기 위한 재정적 여력을 차단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NBC 뉴스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제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부다페스트 회담 계획이 무산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는 것을 중단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인도는 현재 러시아 원유의 최대 구매국 중 하나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옥슬리 최고 기후·원자재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발표는 러시아의 에너지 부문을 표적으로 한 주요 긴장 고조 행위”라며 “내년에 세계 석유시장을 공급 부족으로 전환시키기에 충분한 수준의 충격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스텐 프리치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인도가 다른 곳에서 석유를 조달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으며 이는 비 러시아 석유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석유 시장의 공급 과잉을 줄여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잠재적으로 러시아 석유를 더 구매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제재가 석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덜 심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의 제재 발표 이후 중국의 주요 국영 에너지 기업들이 두 곳의 러시아 기업으로부터 석유 구매를 유보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들어 WTI 가격은 16%, 브렌트유는 약 14% 하락한 상태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