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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싱가포르행 LNG 부유식 저장·기화선 첫 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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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싱가포르행 LNG 부유식 저장·기화선 첫 절단

거제조선소서 500만 톤급 FSRU 건조 착수…에너지 안보 핵심 인프라로 주목
日 MOL이 운영 맡아 2027년 인도 예정…세계 최초 ‘25년 무도크 운항’ 설계
한화오션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오션 로고. 사진=로이터
싱가포르의 두 번째 LNG 수입 터미널이 될 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저장 및 재기화장치(FSRU)를 위해 한국 거제도에 있는 한화오션의 플래그십 야적장에서 첫 번째 철강을 절단했다고 24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언론 업스트림이 보도했다.

싱가포르 LNG 공사(SLNG)는 24일 철강 절단식이 싱가포르의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국가의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지원하기 위한 전략적 인프라 자산 개발을 시작함에 따라 중요한 프로젝트 이정표라고 밝혔다.

이 플로터는 연간 500만 톤의 재기화 용량을 갖게 되며, 이는 약 600만 개의 방 4개짜리 HDB(싱가포르 주택 개발위원회) 아파트에 1년 내내 전력을 공급하기에 충분하다. 10년 말까지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 FSRU는 20만4000㎥의 저장 용량을 갖게 된다.

일본의 미쓰이 OSK 라인(MOL)은 2027년 인도가 예상되고 있는 FSRU를 소유하고 운영할 예정이다.
완공되면 FSRU는 길이 약 299m, 너비 51m, 높이 55m까지 올라갈 것이다. 최대 45명의 선박 승무원을 수용할 수 있는 거주 공간이 있으며 회의, 의료 및 레크리에이션 용도의 시설이 포함된다.

SLNG의 운영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FSRU는 드라이 도킹 없이 최대 25년의 용선 기간 동안 작동하도록 설계 및 건조됐으며, 이는 전 세계 FSRU에 대한 첫 번째 사례라고 SLNG는 밝혔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선박은 고급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예측 유지 보수를 가능하게 하며 안전 보증을 강화하는 여러 미국 선급협회(ABS) 'SMART' 클래스 표기법을 채택했다.

주 발전기 엔진에는 SMART MHM(기계 상태 모니터링) 표기법이 적용되어 기계 상태에 대한 실시간 통찰력을 제공하고 사전 예방적인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선상 설계 내 전용 선상 유지보수 공간 및 특수 목적 간격과 결합하여 중요한 시스템 서비스를 현장에서 수행할 수 있어 조선소에 들어가지 않고도 규정 준수를 보장하고 최고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한화오션의 FSRU 수주는 한국 조선업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사례다. FSRU는 LNG 운반선보다 복잡한 기술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한화오션은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 조선산업 전문가는 "FSRU는 단순히 LNG를 운송하는 것이 아니라 해상에서 저장하고 재기화하는 복합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며 "한화오션이 25년 동안 드라이도킹 없이 운용 가능한 FSRU를 건조하는 것은 세계 최초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싱가포르는 천연가스 발전 비중이 높아 LNG 수입이 중요하다. 현재 하나의 육상 LNG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두 번째 터미널로 FSRU를 도입하기로 했다.

FSRU는 육상 터미널에 비해 건설 기간이 짧고 비용이 저렴하며, 필요에 따라 이동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어 최근 많은 국가들이 도입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일본 MOL에 FSRU 소유와 운영을 맡긴 것은 전문성을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MOL은 해운과 해양 프로젝트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일본 최대 해운사 중 하나다.

한화오션은 2027년 FSRU를 인도한 후 MOL이 싱가포르로 이동해 10년 말까지 운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FSRU는 싱가포르 앞바다에 정박해 LNG 운반선으로부터 LNG를 받아 저장하고 재기화해 육상으로 공급하게 된다.

연간 500만 톤의 재기화 능력은 싱가포르 전력 수요의 상당 부분을 충족할 수 있는 규모다. SLNG가 밝힌 것처럼 600만 가구에 1년 내내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한화오션의 FSRU는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선박이다. 기계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예측 유지보수를 수행해 고장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특히 25년 동안 드라이도킹 없이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은 획기적이다. 일반적으로 선박은 정기적으로 드라이도킹을 해서 선체 검사와 유지보수를 해야 하는데, 이 FSRU는 선상에서 모든 유지보수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는 운영 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가동률을 높일 수 있어 경제성이 뛰어나다. 드라이도킹을 위해 조선소에 입거하면 수주에서 수개월의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화오션의 이번 수주가 향후 FSRU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25년 무드라이도킹 운용이라는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다른 프로젝트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화오션이 FSRU에서 세계 최초 기술을 구현하면서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보했다"며 "향후 FSRU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FSRU 시장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이 천연가스 발전을 확대하면서 LNG 수입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FSRU는 빠르고 경제적인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화오션은 FSRU뿐만 아니라 LNG 운반선, FLNG(부유식 LNG 생산설비) 등 가스 관련 해양 플랜트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글로벌 LNG 인프라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는 한화오션의 거제 조선소에서 FSRU 건조가 순조롭게 진행되어 2027년 성공적으로 인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은 한국 조선업의 기술력을 다시 한번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싱가포르 FSRU는 최신 기술이 집약된 차세대 선박"이라며 "세계 최초로 25년 무드라이도킹 운용을 구현해 FSRU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