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머스크, 로보택시 목표 대폭 축소…옵티머스 양산도 내년으로 연기

글로벌이코노믹

머스크, 로보택시 목표 대폭 축소…옵티머스 양산도 내년으로 연기

테슬라 3분기 매출 281억 달러 기록도 순이익 37% 급락
로봇 사업 지연에 시가총액 8조5000억 달러 목표 현실성 의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테슬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미국 인구 절반 대상 로보택시 서비스 계획을 '8~10개 광역 지역'으로 축소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양산 시점도 2026년 말로 미뤘다. 시가총액 85000억 달러(12230조 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단기 목표 후퇴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디 인포메이션은 지난 22(현지시각) 머스크가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목표를 상당폭 하향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3분기 연간 실적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전기차 판매량이 2분기 16% 감소에서 6% 증가로 반등했고, 배터리 판매와 서비스 부문이 견조한 성장을 보이면서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281억 달러(404600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달 30일 만료된 미국 연방 전기차 충전소 설치 세액공제 7500달러(1080만 원) 혜택으로 인한 반사 이익에 불과했다. 문제는 이익성이었다. 순이익이 37% 감소한 14억 달러(2조 원)로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로보택시 확대 목표 '대폭 축소'


테슬라가 올해 말 미국 인구의 절반 이상을 아우르는 지역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개시하겠다던 목표를 대폭 후퇴했다. 머스크는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말까지 로보택시를 "8~10개 광역 지역"에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 때 "올해 미국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지역"에서 운영한다던 발언과는 큰 차이다.

머스크 회장은 서비스를 개시할 광역 지역으로 네바다, 플로리다, 애리조나를 언급했다. 현재 테슬라는 오스틴(텍사스)과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탑승객 옆에 안전 운전자를 배치한 형태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머스크 회장은 오스틴에서는 "앞으로 몇 개월 내에" 안전 운전자를 제거할 것이라고 했지만 다른 지역의 시기에 대해선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테슬라의 이 같은 목표 후퇴는 규제 승인 지연, 기술 문제, 안전 우려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머스크는 컨퍼런스콜에서 "한 건의 사고도 전 세계적으로 1면 뉴스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옵티머스 양산, 손 설계 문제로 지연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는 더욱 뒤처진 일정을 마주했다. 머스크 회장이 20255000, 20265만 대 생산 목표를 내렸던 것에서 일단 올해 목표를 포기했다. 주된 이유는 로봇의 손가락 설계를 완성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머스크 회장은 2026년 말 옵티머스 본격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다음 세대 옵티머스(V3)"포크로 찌르지 않으면 로봇인지 사람인지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현실감 있게 완성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이 로봇을 비디오게임 용어인 "무한 돈벌이(infinite money glitch)"에 빗댔다.

이 같은 낙관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실제 진전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최근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테슬라는 선화 인텔리전트 컨트롤(산화 스마트 컨트롤) 같은 중국 부품업체로부터 68.5억 달러(98600억 원) 규모의 선형 액추에이터(로봇 관절에 쓰이는 부품) 주문을 접수했고, 20261분기부터 납품받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 규모의 부품으로 약 18만 대 옵티머스를 생산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로보틱스 업계, 거품 우려 고조


머스크의 야심이 주춤한 가운데 로보틱스 업계 전반에 대한 거품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벤처캐피탈리스트 비노드 콜라는 지난달 정보 매체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TI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로보틱스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이 "점점 터무니없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콜라는 "로보틱스 스타트업 중 95%가 손실을 볼 것"이라고 예측했다.

콜라는 인공지능(AI) 업계에 대한 기존 주장도 부분적으로 수정했다. 지난달 인포메이션에 실은 칼럼에서 대부분 AI 밸류에이션이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던 그는 이번에는 "최고의 AI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터무니없지 않다"고 선 긋기를 했다.

그는 2035년까지 AI 스타트업 중 2~3%만이 전체 기업 밸류에이션의 85~9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극소수 승자만 생존하고 대다수는 퇴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2025년 상반기 로보틱스 스타트업에는 60억 달러(86400억 원) 이상이 투자되었으며, 이는 2024년 전체 투자 규모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사 앱트로닉은 올해 4300만 달러(5800억 원) 투자를 유치했고, 피규어 에이아이는 39억 달러(56100억 원)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 같은 자본 집중이 실제 수익성 달성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머스크는 테슬라 시가총액을 현재 15000억 달러(2159조 원)에서 85000억 달러(12235조 원)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와 연계된 보상 패키지를 제안받았다. 이를 달성하면 머스크는 최대 1조 달러(1440조 원) 규모 보상을 받게 된다. 주주들은 오는 116일 이 안건에 대해 투표할 예정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