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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브릭스, 금 결제망 구축 본격화…“달러 의존 탈피 시도...실효성은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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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브릭스, 금 결제망 구축 본격화…“달러 의존 탈피 시도...실효성은 제한적”

지난 7월 7일(현지 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정상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7월 7일(현지 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정상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로이터
러시아·중국·인도를 중심으로 한 브릭스 회원국들이 금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국제결제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나 실제 효용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브릭스가 추진 중인 금 결제망은 정치적 상징성은 있으나 현대 금융시스템에서 실질적 결제수단으로 기능하기는 어렵다”고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 달러 중심 질서에서 벗어나려는 시도


포브스에 따르면 브릭스는 현재 러시아·중국·인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0개국으로 확대된 상태이며 20여 개국이 현재 추가 가입을 신청 중이다.

이들은 2022년 이후 미국의 금융제재와 달러 의존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독자적인 금융·통화체계 구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월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보좌관(셰르파) 회의에서는 금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결제시스템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평론가 네이선 루이스는 “브릭스 내부에서는 회원국 통화를 묶은 통화바스켓이나 공동 가상화폐 발행안도 제시됐으나 일부 회원국의 통화가치가 불안정해 신뢰를 얻지 못했다”면서 “결국 모든 회원국이 공통으로 동의할 수 있었던 유일한 기반은 금이었다”고 밝혔다.

◇ “실물 금 이동 결제는 시대착오적”


포브스는 그러나 일부 회원국이 금괴를 직접 이동시키는 방식의 결제구조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는 “18세기 이전의 방식에 머무른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루이스는 “전 세계 무역의 99% 이상이 이미 은행 간 전자결제망을 통해 처리되고 있으며 물리적으로 금을 옮기는 결제는 300년 전 사라진 방식”이라면서 “브릭스는 상징적 차원에서 금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더라도 대부분의 거래는 여전히 은행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910년대 미국과 유럽의 은행결제 시스템을 참고해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금융망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중세식 금 결제망으로는 글로벌 무역 흐름을 뒷받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달러 견제 상징성은 인정


포브스는 이번 시도가 미국 달러 중심의 국제통화체제에 대한 ‘정치적 도전’으로는 의미가 있지만 실제 결제망으로서의 실효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루이스는 “브릭스의 금 결제망은 미국의 금융 패권에 대한 상징적 대응책일 뿐, 실질적 대체수단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결국 브릭스 회원국들도 국제무역과 자본거래에서는 기존의 은행결제 시스템을 병행해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