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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트럼프 ‘3500억 달러 압박’에 원화 불안…한국 금융시장 자본이탈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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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트럼프 ‘3500억 달러 압박’에 원화 불안…한국 금융시장 자본이탈 조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정부에 3500억 달러(약 488조5000억 원) 규모의 대미 투자안을 요구한 뒤 한국 금융시장에서 불안 심리가 확산하며 자산이 해외로 이동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요구가 알려진 이후 한국 내 투자자들이 원화가치 하락을 우려해 미국 주식과 금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

서울의 직장인 김지연(32) 씨는 블룸버그와 한 인터뷰에서 “원화가 화장지처럼 변하고 있다”면서 “가능한 한 모든 돈을 미국 주식과 금으로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 투자 요구와 시장 불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산 제품에 부과된 미 관세를 현행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 정부가 3500억 달러를 현금 또는 지분 형태로 ‘즉시 납부’하길 원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 같은 요구가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대부분을 미국 내 한국 기업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대출·보증 방식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투자 요구의 규모보다 집행 방식이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대규모 자금이 단기간 현금 형태로 미국에 이전될 경우 외환보유액 감소와 원화 유동성 경색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 환율·채권시장 요동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높아지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세를 보이고, 국채 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3500억 달러는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6.5%에 해당하는 규모”라면서 “단기 현금유출이 현실화될 경우 외화 유동성 압박과 자본유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정부의 대규모 투자 약속이 시장에서 원화 약세와 금 매수세를 동시에 자극했다”면서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자산을 달러화로 옮기며 사실상 ‘안전자산 피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 한·미 정상회담 앞둔 긴장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한국을 방문해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에는 3500억 달러 투자 패키지, 관세 조정,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이번 협상이 양국 관계뿐 아니라 한국 금융시장 안정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한국 경제 전반의 리스크 요인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