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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글로벌 매출 반등…원두값 급등에 수익성은 ‘쓴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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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글로벌 매출 반등…원두값 급등에 수익성은 ‘쓴맛’

지난달 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한 스타벅스 매장 앞에서 스타벅스 노조원들이 피켓을 들고 사측에 임금협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한 스타벅스 매장 앞에서 스타벅스 노조원들이 피켓을 들고 사측에 임금협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적인 글로벌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1년 반 만에 글로벌 비교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원두 가격 급등과 투자 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악화됐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7~9월 회계 4분기 실적에서 전 세계 비교매출이 1% 늘며 반등했으나 미국 내 매출은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 1인당 평균 결제금액은 줄었고 운영 마진은 1년 전 14.4%에서 2.9%로 급락했다. 주당순이익은 52센트로 시장 예상치였던 56센트에 못 미쳤다.

스타벅스는 “세계 시장에서 매출은 개선됐지만 원두값 상승과 관세, 브랜드 재정비 비용이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올해 원두의 주원료인 아라비카 생두 가격은 전년 대비 20% 이상, 2024년 대비로는 70%나 급등했다.

지난해 8월 취임한 브라이언 니콜 최고경영자(CEO)는 ‘백 투 스타벅스(Back to Starbucks)’ 전략을 추진하며 점포 구조조정과 메뉴 단순화, 서비스 속도 개선에 나섰다. 그는 이번 실적이 “미국 사업 회복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니콜 CEO는 내년에는 광범위한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캐시 스미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할인 정책 축소로 거래당 평균 금액이 높아졌지만 완전한 회복은 단계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7월 미국 직영점에 추가 노동시간 투입을 포함해 5억 달러(약 68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고용 비용과 임대료, 원두 가격이 모두 상승하면서 비용 압박이 커졌다.

브라이언 제이컵슨 애넥스웰스매니지먼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스타벅스의 비용 구조는 임대료·노동·원두 부담이 모두 높은 상황에서 과거처럼 가격 인상 여력이 제한돼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 컨설턴트 존 고든은 “이번 실적을 보면 스타벅스의 회복은 월가가 예상한 것보다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며 “운영 마진 수축이 특히 뚜렷하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에서도 비교매출이 2% 늘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현지 커피 체인들의 저가 경쟁과 경기 둔화로 점유율이 하락했다. 스타벅스는 비(非)커피 제품 가격을 낮추고 지역 맞춤 메뉴를 확대했으며 중국 사업의 지분 매각도 추진 중이다.

한편, 스타벅스는 지난달부터 실적이 부진한 매장의 폐점을 포함한 구조조정을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시애틀 본사 인근의 대표 로스터리 매장을 포함해 627개 매장을 4분기 중 폐쇄했다.

노사 관계 역시 불안정하다. 미국 내 약 550개 매장을 대표하는 노조와의 협상이 지난해 중단된 이후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으며 노조 측은 이번 주 부당노동행위 항의 파업 여부를 표결할 예정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