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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기차 평균 가격 한달새 5000달러 급등…세제혜택 종료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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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기차 평균 가격 한달새 5000달러 급등…세제혜택 종료 여파

지난 2023년 3월 23일(현지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시의 시영 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에서 폭스바겐 ID.4. 전기차가 충전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3년 3월 23일(현지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시의 시영 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에서 폭스바겐 ID.4. 전기차가 충전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전기차 평균 거래가격이 전기차 세액공제가 종료된 첫 달인 지난달 전월 대비 5000달러(약 675만 원)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가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사이드EV는 자동차 정보업체 에드먼즈의 자료를 인용해 “10월 기준으로 미국에서 판매된 신형 전기차 평균 거래가격은 6만5021달러(약 8777만 원)로 9월의 6만167달러(약 8152만 원)보다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전기차의 기본 가격인 권장소비자가격(MSRP)도 6만7835달러(약 9167만 원)로 상승하며 최근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 전기차 리스 계약 비중 74%→60%


전기차의 리스 비중도 눈에 띄게 줄었다. 세액공제 폐지 이전에는 리스를 통해 대부분의 전기차가 7500달러(약 1012만 원)의 세액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리스가 전체 전기차 판매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10월에는 리스 비중이 60%로 떨어져 9월과 지난 1월 각각 기록한 74%에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드먼즈는 “10월 중 전기차 구매자는 할인이나 혜택보다 전동화 자체에 대한 의지가 더 강한 소비자들이었다”고 밝혔다.

◇ JD파워 "전기차 평균가, 내연기관차보다 낮기도”


에드먼즈의 집계는 일부 다른 기관의 분석과는 차이를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JD파워는 9월 기준 전기차 평균 거래가격이 4만4908달러(약 6052만 원)로 당시 내연기관 차량 평균 가격보다 더 낮았다고 밝혔다.

JD파워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가 전기차 평균가 하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전기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여전히 수익성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배터리 가격이 높은 탓에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이익률이 낮은 경우가 많다. 인사이드EV는 “세액공제가 사라지고 일부 국가의 수입 관세가 겹치면서 제조사들이 소비자를 다시 가솔린·하이브리드 차량 쪽으로 유도하거나 수익성이 낮은 전기차 신모델 출시 계획을 철회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 “1년간 100만대 팔렸다…전기차 전환 흐름 여전”


그럼에도 전기차 전환 흐름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에서는 올해 9월까지 누적 전기차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었고 이러한 사용자는 충전 인프라 확대의 기반이 되는 핵심 집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에드먼즈는 “많은 소비자들이 이제는 보조금보다 충전 인프라, 차량 유지비, 모델 다양성을 더 중요하게 고려하는 방향으로 전환 중”이라고 분석했다.

◇ 현대차 등 가격 조정 나서…“이제는 경쟁력 싸움”

전기차 가격 상승과 보조금 축소 속에서도 일부 완성차 브랜드는 가격 조정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2026년형 아이오닉5의 기본 가격을 약 3만5000달러(약 4725만 원)로 책정해 여전히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모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에드먼즈는 “이제는 전기차 열풍이 끝났다고 보기보다는 저렴한 월 납입금이 아니라 제품 자체의 성능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평가받는 보다 성숙한 시장이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