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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깜짝 실적’에도 주가 8% 급락…"밸류에이션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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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깜짝 실적’에도 주가 8% 급락…"밸류에이션 부담"

전문가들 “펀더멘털, 탄탄하지만 주가 수준 과열”
팔란티어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팔란티어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인공지능(AI) 방산기업 팔란티어(Palantir)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과도한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누르며 4일(현지시각) 뉴욕증시 개장 초 주가가 8% 넘게 급락했다.

CNBC 등에 따르면 팔란티어는 전날 3분기(7~9월)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21센트, 매출은 11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LSEG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주당 17센트, 매출 10억9000만 달러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회사는 특히 미국 정부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2% 급증해 4억8600만 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 기관, 특히 군(軍) 관련 매출이 팔란티어의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견인하면서 회사는 최근 미 육군과 최대 1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렇지만 준수한 실적 발표에도 주가는 웃지 못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팔란티어의 매출 대비 주가 비율(P/S Ratio)은 85배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내 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팔란티어 주가는 또한 향후 예상이익 기준 200배 이상에서 거래되면서, S&P500 평균(약 20배)의 10배에 달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회사의 펀더멘털이 탄탄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주가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D.A. 데이비드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이 모든 숫자는 기업의 펀더멘털과 완전히 괴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팔란티어가 연간 매출 40억 달러 규모에 성장률이 63%인 회사지만, 이런 수치로는 현재의 역대급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투자은행 UBS도 “팔란티어의 펀더멘털은 매우 긍정적이지만, 밸류에이션이 중립(Neutral) 평가를 유지하게 만드는 유일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팔란티어의 AI 기반 성장성과 정부 매출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지나친 주가 수준이 향후 주가 흐름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공통된 견해를 내놨다.

또한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가 팔란티어와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에 대해 공매도를 한 사실이 알려진 점도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버리의 ‘사이언 에셋 매니지먼트’는 최근 제출한 13F 공시 보고서에서 팔란티어의 풋옵션(주가가 하락하면 수익을 얻는 상품)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팔란티어 주가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170% 이상 폭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상태였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