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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꿈의 상온 초전도체에 한 걸음 더... 비전통 초전도성 명확히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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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꿈의 상온 초전도체에 한 걸음 더... 비전통 초전도성 명확히 입증

'마법 각도' 꼬인 삼중층 그래핀에서 독특한 초전도 갭 최초 측정
기존 초전도체와 완전히 다른 V자 곡선 발견...새로운 메커니즘 시사
전력 손실 없는 에너지 그리드-고기능 양자 컴퓨터 혁신 기대감 증폭
MIT 물리학자들은 '마법 각도'로 꼬인 3중층 그래핀(MATTG)에서 비전통적인 초전도성의 명확한 증거를 관찰했다. 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MIT 물리학자들은 '마법 각도'로 꼬인 3중층 그래핀(MATTG)에서 비전통적인 초전도성의 명확한 증거를 관찰했다. 사진=구글 AI 제미나이 생성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물리학 연구팀이 '마법 각도'(Magic Angle)로 꼬인 삼중층 그래핀(MATTG)이 비전통적인 초전도체(초전도 현상이 발생하는 방식이 기존의 물질과 근본적으로 다른 물질)라는 명확한 증거를 최초로 확보했다고 미국의 온라인 과학, 기술, 의학 뉴스 매체 사이언스데일리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초전도체는 저항이나 에너지 손실 없이 전류를 전달할 수 있는 '전기의 급행열차'로 불리지만, 기존 물질은 극히 낮은 온도에서만 작동하는 한계가 있다.

보도에 따르면 연구팀은 이 한계를 뛰어넘어 더 실용적인 온도에서 작동하는 비전통적인 초전도체 물질 연구에 집중해 왔으며, 이번 연구는 차세대 기술 혁신의 '성배'로 꼽히는 상온 초전도체 개발에 중대한 단서를 제공했다.

획기적인 '터널링 분광법' 플랫폼으로 초전도 갭 포착


연구팀은 MATTG의 초전도 갭(Superconducting Gap)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초전도 갭은 물질의 초전도 상태가 다양한 온도에서 얼마나 강한지를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MIT 연구팀은 2차원 물질의 초전도 갭을 직접 관찰하기 위해 '터널링 분광법(Tunneling Spectroscopy)'과 전기 전달 측정을 결합한 새로운 실험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측정한 MATTG의 초전도 갭은 기존 초전도체에서 흔히 보이는 매끄럽고 평평한 패턴이 아닌, 날카로운 V자 곡선을 보였다. 이는 MATTG가 초전도체가 되는 방식이 독특하며 기존 법칙을 따르지 않는 새로운 메커니즘에 의존함을 시사한다.

사이언스데일리에 따르면 공동 주저자인 슈웬 순(Shuwen Sun) 대학원생은 "초전도 갭은 상온 초전도체와 같은 물질로 이어질 수 있는 메커니즘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트위스트로닉스의 기원과 비전통적 전자쌍


MATTG는 원자 두께의 그래핀 시트 세 장을 매우 특정한 각도로 쌓아 만든 독특한 소재이다. 2018년 MIT의 파블로 하릴로-헤레로(Pablo Jarillo-Herrero) 교수팀이 '마법 각도' 그래핀을 실험적으로 제작하며 '트위스트로닉스'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열었다.

초전도성은 전자가 쿠퍼 쌍(Cooper Pairs-초전도체 내에서 저항 없이 전류를 흐르게 하는 전자 쌍)을 형성해 저항 없이 이동할 때 발생한다. 공동 주저자인 박정민 박사는 "기존 초전도체와 달리 매직 앵글 그래핀에서는 이 전자 쌍들이 마치 분자처럼 매우 단단하게 결합되어 있다는 특징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MATTG의 초전도성이 주변 원자 격자 진동이 아닌, 강한 전자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는 기존 초전도체와 근본적으로 다른 작동 방식을 의미하며, 특별한 대칭성을 가진 새로운 초전도 상태를 형성한다는 뜻이다.

하릴로-헤레로 교수는 "비전통적인 초전도체 하나를 잘 이해하면 나머지 초전도체들에 대한 이해도 촉발될 수 있으며, 이는 실온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의 설계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새로운 실험 장치를 활용해 다른 꼬인 층상 소재들을 심층적으로 연구하며, 궁극적으로 양자 컴퓨터와 같은 첨단 기술에 동력을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양자 물질 설계의 길을 열 계획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