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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에 불길한 장조”…소수계·청년층 표심 민주당으로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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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에 불길한 장조”…소수계·청년층 표심 민주당으로 기울었다

英 이코노미스트 “이런 흐름 계속되면 트럼프 행정부 내년 중간선거서 고전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최근 치러진 미국의 지방선거 결과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불리한 전조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히스패닉계와 젊은 층 등 비전통적인 지지 기반을 확대하며 승리해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이들의 표심 일부가 민주당으로 되돌아온 흐름이 확인됐다며 영국계 글로벌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9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곳은 버지니아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였다. 두 곳 모두 생활물가와 주거비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중도 성향 민주당 후보가 예상보다 큰 표 차로 당선됐다. 출구조사에서는 지난해 대선 때 해리스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응답이 실제 득표율보다 높아 단순한 민주당 지지층 결집이 아니라 트럼프 지지층 일부 이탈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역별 개표 결과도 같은 흐름이었다. 뉴저지 패세익과 허드슨 카운티는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선전했던 지역이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민주당으로 돌아섰다. 두 지역 모두 히스패닉 비중이 높다. 아랍계가 많은 사우스 패터슨의 특정 지역은 민주당 득표율이 지난해 대비 50%포인트 넘게 상승했고, 아시아계 비중이 큰 에디슨은 20%포인트 이상 쏠렸다.

버지니아에서도 아시아계·히스패닉 인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민주당 후보가 지난해보다 훨씬 더 큰 격차를 벌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젊은 층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도 민주당 우세 폭이 크게 커졌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대선에서 생활비 부담 이슈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지만 최근에는 반대로 불만 여론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변화는 다른 주에서도 반복됐다. 펜실베이니아 법원 판사 선거, 조지아 공공요금 규제위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모두 크게 승리했다. 조지아에서 민주당이 연방 외 주 전체 선거에 이긴 것은 약 20년 만이다. 캘리포니아 주민투표에서도 민주당이 우세했고, 뉴욕시장 선거에서도 진보 성향 후보가 당선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내년 중간선거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와 함께 진행한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연방 하원 ‘정당 지지도’에서 공화당보다 3%포인트 앞섰다. 격차가 크지 않더라도 히스패닉·아시아계·젊은 층이 다시 민주당 쪽으로 이동한다면 일부 공화당 지역구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상원 선거는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에 유리한 지역이 많아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려면 알래스카·오하이오·텍사스 등에서 승리가 필요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