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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지속에 또 다시 떠오르는 '엔 캐리 트레이드'...정작 투자자들은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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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지속에 또 다시 떠오르는 '엔 캐리 트레이드'...정작 투자자들은 '갈팡질팡'

2022년 4월 20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 지폐가 보인다. 사진=신화/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4월 20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 지폐가 보인다. 사진=신화/뉴시스
외환 시장에서 엔달러 한율이 한때 155엔대를 기록하는 등 최근 진행 중인 엔저 현상의 원인으로 엔캐리 트레이드가 확산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외환 투자자들은 정확한 갈피를 잡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정부의 부분적 셧다운 여파로 투자자들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투기 세력 포지션 동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14일 아오조라은행 모기 아키라 수석 시장 전략가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승리를 계기로 엔달러 환율이 150엔대를 회복했지만 엔 캐리로 관측되는 거래가 유입되고 있어 엔저 현상이 개선되고 있지 않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현재 저변동성 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엔캐리 트레이드를 활성화시키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엔달러 1개월물 내재 변동성은 11월 초 일시적으로 7%대를 기록, 지난해 7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14일 현재 8%대까지 떨어지면서 엔캐리 트레이드를 목적으로 하는 엔화 매도가 많아져 일본 정부가 엔화 개입에 나선 지난해 7월 부근 약 3개월간과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일본 금리 인상 전망과 미국 금리 인하 전망이 하락하면서 미·일 금리 차로 인해 엔캐리 트레이드를 하기 용이한 환경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미쓰비시 UFJ 은행 이노 테츠헤이 수석 애널리스트는 “캐리를 노릴 수 있는(금리 차로 수익을 내는)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라며 “미·일 금융정책 결정회의까지 아직 한 달 가량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당분간 이런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미국 정부 셧다운으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집계하는 IMM 통화선물 포지션 공표가 지연되면서 엔 캐리가 어느 정도 활발한지 확인하지 못하고 있어 ‘깜깜이 투자’로 인한 변동성이 심각하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일본 내 은행 세일즈 담당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투기 세력이 엔 숏 포지션을 늘리는 것이 확인될 경우 이를 따라가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지만, 관련 데이터 발표가 없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업무를 재개한 뒤 IMM 포지션이 공개될 경우 외환 투자 동향이 급작스럽게 쏠릴 수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미쓰비시UFJ은행 이노 애널리스트는 “다카이치 정권 출범으로 기세를 얻은 엔저에 엔 캐리 트레이드를 유발하기 쉬운 환경이 겹치면서 상한선으로 158엔까지 감안하는 거래가 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해서 엔캐리 트레이드에 과감하게 투자를 하는 것도 어렵다. 급작스럽게 시장 방향성이 바뀌게 될 경우 환율 변동에 따라 적지 않은 피해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외환닷컴 종합연구소 칸다 타쿠야 수석 환율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정권에서는 변동성 하락도 일시적”이라며 “엔화 매도가 일방적이라고 판단해 투자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효과가 어느 정도까지 갈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캐리 트레이드는 기본적으로 기간을 길게 설정해 수익을 얻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정치적 변동성이 심한 트럼프 미 정부 집권 상황에서는 변동성 하락이 지닌 의미가 과거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의견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엔 캐리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155엔이라는 심리적 한계점이 위협받고 있는 만큼 미·일 정부의 엔화 약세 견제 등으로 엔달러 환율이 엔저가 아닌 엔고로 다시 바뀔 수 있다는 경계심은 언제든지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의 셧다운이 마무리되는 만큼 시장에서는 IMM 포지션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며, 투기 세력의 엔 숏 포지션이 지나치게 확대됐다는 의견이 나올 경우 포지션을 정리하는 계기가 될 위험도 충분히 의식해야 한다”라며 “IMM포지션 발표는 지난 9월 23일 중단됐으며, 당시 엔 매수 포지션은 7만9500계약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