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조용한 감원'으로 여론 회피…근로자들, 팬데믹 때보다 높은 '직업 불안정'에 노출
이미지 확대보기직원 100명 이상인 미국 기업의 정리 해고 가운데 50명 미만의 소규모 해고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51%를 기록하며 가장 흔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 이는 기업들이 여론의 주목을 피하고 인력 구조를 유연하게 조정하는 '영원한 해고(forever layoff)' 시대를 예고한다고 지난 16일(현지시각)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50명 미만" 해고, 10년 만에 주류로 등극
미국 직장 리뷰 사이트 글래스도어(Glassdoor)가 공개한 2015년부터 2025년 9월까지의 정리 해고 규모별 점유율 분석 자료는 정리 해고 상황의 극적인 변화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이 분석은 직원 100명 이상 기업에서 발생한 정리 해고 통지(WARN Act notices)를 바탕으로 한다.
자료를 보면, 2025년 9월을 기준으로 전체 정리 해고에서 '50명 미만'의 소규모 해고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51%를 기록했다. 이는 소규모 해고가 전체 감원 중 과반수를 차지하며 가장 지배적인 형태가 되었음을 뜻한다. 반면, '50명에서 249명' 규모의 중간 규모 해고는 41%, '250명 이상'의 대규모 해고는 7%에 그쳤다.
소규모 해고의 점유율은 불과 2015년에는 38% 수준으로, 당시 50~249명 규모 해고(55%)보다 훨씬 낮았다. 그러나 2022년 이후 점유율이 급격히 상승해 2023년에 중간 규모 해고의 점유율을 역전했다.
이는 정리 해고의 무게 중심이 소규모로 이동했으며, 거대 기업의 일회성 대규모 감원보다는 여러 회사에서 소수의 인력을 수시로 감축하는 패턴이 노동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크리스 마틴(Chris Martin) 글래스도어 선임 연구원은 "이러한 '조용한 감원(silent layoffs)'은 이제 사업 운영의 일부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기업은 '전략적 회피', 근로자는 '만성적 불안'
기업들이 소규모 상시 해고를 선호하는 배경에는 '전략적 회피'가 있다. 대규모 해고는 언론의 큰 주목을 받고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50명 미만의 작은 감원은 이러한 외부의 압박을 덜 받는다. 이는 기업이 해고 자체를 일상적인 업무의 일부로 정상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근로자들에게 만성적인 불안감을 안긴다. 글래스도어의 별도 자료를 보면, 웹사이트 리뷰에서 '해고(layoff)'나 '직업 불안정(job insecurity)'과 같은 키워드를 언급하는 비율이 팬데믹이 강타했던 2020년 3월보다 지금 더 높은 수준을 보인다.
비록 개별 해고 규모는 작아졌을지라도, 동료들이 조용히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는 직원들에게는 사기와 생산성에 악영향을 준다.
노동 시장에 '장기적 손상' 경고
글래스도어의 분석에 따르면, 소규모 정리 해고 건수가 증가하는 현상은 실제로 해고되는 인원수보다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규모 기업은 해고 보고 의무가 없거나, 주(State)별로 보고 요건이 엄격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규모 해고 패턴은 대기업이 부서 단위로 인력을 줄이는 '전략적 감원'과 더불어, 관세나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폭으로 중간 규모 기업(직원 100명 이상)의 고용이 위축되는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경기가 더 악화된다면 버라이즌(Verizon)의 1만 5000명 감원처럼 대규모 해고도 언제든지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경고도 뒤따른다. 대규모 해고는 가장 드문 형태이지만, 경제 상황에 따라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크리스 마틴 선임 연구원은 이러한 '영원한 해고'의 지속적인 부담은 2026년 이후에도 근로자 사기와 직장 문화에 손상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기업들이 소규모 해고를 통해 시장의 주목을 회피하며 인력 구조조정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이는 근로자들 사이에 '다음은 내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감을 확산시켜 노동 시장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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