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32%→19% 파격 인하…인니, 150억 달러 에너지 수입 '화답'
롯데, 5.7조 투입 신규공장 원료 확보…페르타미나는 '입찰 면제' 혜택
롯데, 5.7조 투입 신규공장 원료 확보…페르타미나는 '입찰 면제' 혜택
이미지 확대보기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테크노즈에 따르면 아일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장관은 PT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LCI)가 미국산 LPG 수입에 참여할 것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아일랑가 장관은 LCI의 수입 약속이 인도네시아 정부가 미국 정부와 체결한 무역 관세 협정을 이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대통령이 가동을 승인한 LCI를 포함한 민간 부문이 500만 톤의 LPG를 수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며 "이는 (관세 협정 이행의)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인도네시아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기존 32%에 달하던 관세를 19%로 크게 낮추는 성과를 거둔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인도네시아는 관세 인하의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약 150억 달러(약 21조원) 규모의 LPG 및 휘발유 등 연료를 수입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정부는 이번 미국과의 합의를 원활하게 이행하기 위해 국영 에너지 기업인 페르타미나(PT Pertamina)가 미국산 석유·가스를 별도 입찰 과정(bidding) 없이 수입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 규제 마련에도 착수했다.
국영 페르타미나, '입찰 면제'로 美와 직거래
이 '입찰 면제' 수입 방식은 인도네시아와 미국 정부 간 관세 협정의 핵심 실행 방안 중 하나로 추진된다. 해당 제도는 페르타미나와 미국 기업 간의 직접 거래에 적용될 예정이다.
아일랑가 장관은 "이는 상호 관세의 일부"라며 "향후 후속 조치를 위한 합의에 도달할 경우, 이를 뒷받침할 대통령령(Perpres)이나 정부 규정(PP)의 하위 규정들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정책 방향에 발맞춰 페르타미나 역시 미국 기업들과의 협력 기반을 다지고 있다. 페르타미나의 자회사인 PT 킬랑 페르타미나 인터내셔널(KPI)은 이미 엑손모빌, KDT 글로벌 리소스, 셰브론 등 3개 미국 기업과 원료 공급 및 정제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상태다.
이는 향후 본격화될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해석된다. 페르타미나가 정부 차원의 지원 속에서 미국 메이저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150억 달러(약 21조 원) 규모의 수입 계획을 주도할 채비를 갖추는 모양새다.
롯데, 5.7조원 신규 공장 가동…원료 120만톤 '수입'
민간 부문에서는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LCI)의 움직임이 가장 구체적이다.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ESDM)는 LCI가 석유화학 공정의 원료로 사용하기 위해 120만 톤 규모의 LPG 수입을 공식 신청했다고 확인했다.
라오데 술래이만 에너지광물자원부 석유가스국장은 해당 LPG 물량이 전량 해외에서 조달될 예정이므로, 인도네시아 국내 LPG 공급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라오데 국장은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나 "LPG는 수입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전량 수입이며, 국내산 물량은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
그는 또한 LCI의 이번 LPG 수입 물량이 인도네시아 정부가 내년부터 추진할 계획인 석탄 가스화를 통한 디메틸에테르(DME) 생산 계획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DME는 LPG 대체 연료로 거론되지만, LCI의 당면한 원료 확보와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설명이다. 라오데 국장은 "우리는 현재 초기 단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롯데는 지금 LPG 수입을 주문하고 있다"고 재차 확인했다.
LCI의 대규모 LPG 수입은 최근 가동을 시작한 초대형 석유화학 플랜트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다. 앞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지난 6일 반텐주 칠레곤에 위치한 LCI의 '신규 에틸렌 프로젝트' 석유화학 공장을 직접 방문해 공식 가동을 승인했다.
총 39억 달러(약 5조 7000억 원)가 투입된 이 대형 프로젝트는 한국 기업(롯데케미칼)이 주도했다. 이 공장은 연간 3200킬로톤(KTA)의 나프타를 주원료로 처리하며, 추가로 0%에서 최대 50%의 LPG를 보조 원료로 투입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 공장 가동을 통해 연간 약 20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 상당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 중 14억 달러(약 2조 원)는 기존 수입품을 대체하고, 6억 달러(약 8700억 원)는 수출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돼 인도네시아 무역수지 개선에 중추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