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A 개선폭 기대 이하에 '가격 폭등' 명분 약화…3만 달러 공포 해소
퀄컴·미디어텍 '실리' 선택…초기 공정 건너뛰고 N2P 직행 무게
퀄컴·미디어텍 '실리' 선택…초기 공정 건너뛰고 N2P 직행 무게
이미지 확대보기대만 TSMC가 사활을 걸고 준비해 온 차세대 2나노(nm) 'N2' 공정이 기술적 정체기에 빠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시장이 기대했던 획기적인 전력·성능·면적(PPA) 개선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술적 관점에서는 뼈아픈 대목이나,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이것이 되려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성능 향상폭이 둔화된 만큼, 파운드리(위탁생산) 비용의 살인적인 인상을 억제할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2026년 차세대 칩 상용화를 앞두고 메모리 가격 급등과 파운드리 고비용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던 애플, 퀄컴 등 빅테크 고객사들은 뜻밖의 재정적 숨통을 트게 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와 중국의 기술 소식통인 '스마트 칩 인사이더' 등은 지난 24일(현지시각)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TSMC 2나노 칩셋 개발이 일정상으로는 순항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핵심은 '물리적 스펙'이다. 업계에서는 당초 TSMC 2나노 웨이퍼 가격이 장당 3만 달러(약 4400만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쏟아냈다. 하지만 최근 입수된 정보는 N2 공정의 성능 개선이 제한적 수준에 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웨이퍼 가격이 시장의 우려처럼 폭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애플을 비롯한 거대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에게 이는 전략적 안도감을 주는 소식이다. 현재 스마트폰과 AI 칩 시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 LPDDR6 등 고성능 메모리 도입으로 원가 부담이 극에 달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파운드리 공정 비용마저 치솟는다면 완제품의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N2 공정의 '성능 정체'가 역설적으로 TSMC의 가격 협상력을 제한하고, 고객사들의 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3나노와 '한 끗 차이'…무뎌진 기술 도약
팁스터들이 지적한 'PPA 개선 부족'은 바로 이 지점을 꼬집는다. 기술적 도약이 미미하다면 파운드리 업체가 고객사에게 천문학적인 비용 인상을 요구할 명분은 사라진다. 다만 전력 효율 30% 개선은 배터리 타임이 중요한 모바일 기기에서 여전히 유효한 세일즈 포인트다. 애플 등 프리미엄 제조사들은 가격 인상폭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억제된다면, 마케팅 우위를 위해 N2 공정 도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아이폰18(가칭) 시리즈용 'A20' 및 'A20 프로' 칩셋을 업계 최초로 2나노 공정에서 양산할 계획이다.
퀄컴·미디어텍, '가성비' 쫓아 N2P 선회
비용 대비 성능 효율에 대한 고민은 퀄컴과 미디어텍의 행보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중국 IT 팁스터 '디지털 챗 스테이션'은 양사가 메모리 비용 증가에 대응해 차세대 칩셋인 스냅드래곤 8 엘리트 6세대 프로와 디멘시티 9600에 LPDDR6 램 지원을 독점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할 대목은 이들 기업이 초기 N2 공정을 건너뛰고, 개량형인 'N2P' 공정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퀄컴과 미디어텍은 TSMC N2 공정 주문 대신 N2P 노드로의 전환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N2P 공정은 N2 대비 성능 향상폭이 약 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5%의 차이를 위해 공정을 변경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현재 반도체 미세 공정이 물리적 한계에 봉착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자, 팹리스 고객사들이 '최초'라는 타이틀보다는 수율과 비용 안정성이 검증된 개량 공정을 선호하는 '철저한 실리주의'로 돌아섰음을 의미한다.
시장의 눈은 이제 TSMC가 내놓을 최종 청구서에 쏠려 있다. "성능 향상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기술적 평가는 역설적으로 '3만 달러 웨이퍼'라는 심리적 저지선을 방어하는 논리가 되고 있다. 2026년 반도체 전쟁은 압도적인 '기술 초격차'보다는, 누가 더 합리적인 비용으로 최적의 효율을 뽑아내느냐의 '원가 싸움' 양상으로 흐를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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