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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시놉시스에 20억 달러 투자...AI 설계 생태계 ‘빅딜’ 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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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시놉시스에 20억 달러 투자...AI 설계 생태계 ‘빅딜’ 성사

시놉시스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시놉시스 로고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엔비디아가 전략적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칩 설계 소프트웨어 업체인 시놉시스(Synopsys Inc.)의 보통주 20억 달러(약 3조 원)어치를 매입했다고 1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번 협력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컴퓨팅 기술을 더 다양한 산업에 접목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양사는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엔비디아가 주당 414.79달러에 시놉시스 주식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로 엔비디아는 시놉시스 발행 주식의 2.6%를 보유하게 됐다.

시놉시스는 전자 부품 설계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업체 중 하나다.

양사는 수년간 이어지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시놉시스의 대규모 연산 집약적 애플리케이션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양사는 또한 AI 에이전트를 공동으로 도입하고, 클라우드 접근성 확대와 공동으로 시장 공략 전략도 추진할 예정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협력은 세계에서 가장 연산 집약적인 산업 중 하나인 설계·엔지니어링 산업을 혁신하는 중대한 거래”라고 평가했다.

이날 시놉시스 주가는 4.86% 상승 마감했고, 엔비디아 주가는 1.69% 올랐다. 시놉시스 주가는 지난주까지 연초 대비 14% 하락한 상태였다.

시놉시스는 반도체(실리콘) 설계와 전자설계자동화(EDA) 등 AI 기반 제품 개발을 지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모델 구축과 학습, 대규모 연산 작업에 필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최근 AI 붐의 최대 수혜 기업 중 하나다.

엔비디아는 오픈AI를 비롯해 데이터센터 운용사 코어위브 등 여러 기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잠재적 경쟁사인 인텔에도 개인용 컴퓨터(PC)와 데이터센터용 칩 공동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5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이러한 투자 행보가 특정 기업의 기업가치를 떠받치고 그 자금이 다시 고객사로 흘러가 엔비디아의 칩을 구매하는 ‘순환 거래’ 구조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한 이러한 논란은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AI 버블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

그렇지만 이날 온라인 토론에 참석한 황 엔비디아 CEO는 “이번 파트너십이 독점 계약이 아니기 때문에 시놉시스의 다른 반도체 고객사들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서 이번 거래는 엔비디아 칩 구매와 연계된 조건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협력을 “기술 업그레이드에 더 가깝다”면서 “자동화 설계 산업에는 여전히 범용 칩 기반의 노후 컴퓨터가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놉시스와의 긴밀한 협력이 해당 분야에서 AI와 가속 컴퓨팅 도입을 앞당기고, 새로운 시장으로 기술 확산을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신 가지 시놉시스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기존에 수 주가 소요되던 연산 작업을 수 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니라즈 파텔 애널리스트는 시놉시스의 기술이 알파벳과 테슬라를 포함한 다양한 반도체 및 시스템 기업들에 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텔은 ”이번 조치를 통해 시놉시스가 자동차, 항공우주, 산업 및 에너지 분야에서 자사의 설계 및 시뮬레이션 도구에 더 진보된 칩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