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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 법인, 우량주 매도후 잡주 전환 관련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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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 법인, 우량주 매도후 잡주 전환 관련 조사

금융감독청·증권거래소 합동 조사 착수..."사이버 해킹 가능성 추적"
미래에셋 측 "고객이 비밀번호 공유" 주장...고객은 경영진 형사 고발로 맞불
사진=미래에셋증권 본사이미지 확대보기
사진=미래에셋증권 본사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에서 한 고객의 투자금 710억 루피아(62억 원)가 사라지는 사건이 벌어져 현지 금융당국이 본격 조사에 나섰다. 란착미디어는 지난 3(현지시간)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과 인도네시아증권거래소(IDX·BEI)가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고객 계좌에서 우량주를 무단으로 판 뒤 그 자금으로 비우량주(잡주)를 산 정황이 드러났다. 이르만이라는 고객은 지난달 28일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의 심태용 대표와 토미 타우판·아리산디 이사를 상대로 사기 및 불법 접속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우량주 무단 매도 후 잡주 매입...계좌 침해 정황 포착


OJK의 이나르노 자자디 자본시장 감독실장은 지난 3일 자카르타 세나얀 국회 청사에서 열린 업무회의에서 "초기 조사 결과 이번 사건은 고객예탁금 계좌(RDN)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자자디 실장은 "미래에셋증권 고객이 자신의 계좌가 침해당했다고 신고했고, 우량주가 본인 모르게 매도됐다""이후 해당 자금이 비우량주를 매수하는 데 쓰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 동의 없이 비우량주를 매수한 거래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자디 실장은 "2026년까지 증권사 회원사들의 사이버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유사한 고객예탁금 계좌 침해 사건을 방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청·거래소 합동 조사...IT 보안 강화 방침


BEI의 크리스티안 마눌랑 거래 감독 및 컴플라이언스 이사는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고객 증권 계좌 내 자산 오용 신고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마눌랑 이사는 "BEI와 자율규제기구(SRO)가 이미 거래 내역과 증권 변동 사항에 대한 종합 분석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사건에 대해 즉각 분석 검토와 조사에 착수한다""자율규제기구 및 OJK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눌랑 이사는 "BEIOJK는 증권사 회원사들에게 정보기술(IT) 거버넌스에 대한 지침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회원사들이 IT 시스템 안정성 테스트와 침투 테스트를 실시하고 IT 보안을 강화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계좌 해킹인지, 내부 직원 연루 사건인지, 아니면 고객의 부주의에 따른 것인지 등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전 세계 11개 지역에서 5000여 명의 인력으로 글로벌 브로커리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미래에셋 "비밀번호 공유" vs 고객 "형사 고발"...책임 공방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달 1일 공식 성명을 통해 "고객 신고 내용을 인지하고 있다""내부 조사를 진행 중이고 OJK, 자율규제기구, 금융거래분석원(PPATK)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예비 조사 결과 해당 고객이 투자 계좌의 비밀번호와 접속 권한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 정황이 있다""이는 보안 지침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고 계좌 안전에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 법인 경영진은 "초기 조사 결과는 아직 철저히 검토 중"이라며 "조사에서 오용 행위, 허위 신고, 회사 명성에 해를 끼치는 행동이 확인되면 법적 조치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회사 측은 "회사의 플랫폼과 시스템, 운영은 산업 표준과 관련 규정을 준수하며 안전하게 정상 작동하고 있다""모든 고객께 계좌 정보와 비밀번호, 개인식별번호(PIN), 일회용 비밀번호(OTP) 코드의 기밀을 철저히 보호하고 타인과 공유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고소인 이르만은 지난달 28일 경찰 범죄수사국에 미래에셋증권 인도네시아 법인의 심태용 대표와 토미 타우판·아리산디 이사를 사기 및 불법 접속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장 접수 번호는 'LP/B/583/XI/2025/SPKT/BARESKRIM Polri'.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