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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美, 880억원 규모 국방 전용 조선소 건설…한화·HD현대 진출 이은 조선업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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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880억원 규모 국방 전용 조선소 건설…한화·HD현대 진출 이은 조선업 확장

오스탈USA와 협력, 해군·해안경비대 함정 모듈 생산…앨라배마에 전용시설
트럼프 조선업 재건 정책 본격화…한국 조선기업 진출전략에 영향
앨라배마주 코든에 위치한 마스터 보트 빌더스의 방위 및 정부 조선 시설 설계 도감. 사진=마스터 보트 빌더스이미지 확대보기
앨라배마주 코든에 위치한 마스터 보트 빌더스의 방위 및 정부 조선 시설 설계 도감. 사진=마스터 보트 빌더스
미국 앨라배마주의 중소 조선업체 마스터보트빌더스가 6000만 달러(880억 원) 규모의 국방 전용 조선소 건설에 나선다고 해양산업 전문매체 베어드마리타임이 지난 3(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최대 방산조선사 오스탈USA와 협력해 해군·해안경비대 함정을 생산하는 이 시설은 미국 조선업 재건 정책에 따른 현지 중소기업 성장 사례로, 한화그룹과 HD현대 등 한국 조선기업의 미국 진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스탈 33억 달러 해경계약 협력…모듈생산 주력


마스터보트빌더스는 코든 조선소 맞은편 20에이커(8만㎡) 부지에 15만 제곱피트(14000) 규모 조립동을 갖춘 국방 전용 조선소를 건설한다. 이 시설은 강철과 알루미늄 선박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모듈식 건조 방식을 채택했다.

핵심은 오스탈USA와 맺은 전략적 아웃소싱 계약이다. 오스탈은 올해 9월 미 해안경비대로부터 33억 달러(48400억 원) 규모의 연안경비정(OPC) 11척 건조 계약 옵션을 행사받았다. 올해 4월에는 해군으로부터 9150만 달러(1340억 원) 규모의 상륙정(LCU) 3척 건조 계약을 따냈다. 2023년에는 30억 달러(44000억 원) 이상 규모의 해양감시선(TAGOS-25) 7척 계약도 확보했다.

마스터보트빌더스는 이들 프로그램에서 강철 및 알루미늄 선박 제작과 복잡한 모듈 생산을 담당한다. 회사는 톰프슨엔지니어링, RJ바겟과 협력해 설계와 시공을 진행하며, 부지 내 인력 훈련시설도 마련한다.

美 조선업 511억 달러 성장 전망…존스법이 장벽


시장조사기관 IBIS월드에 따르면 미국 조선업 시장 규모는 2025391억 달러(57조 원)에서 2030511억 달러(74조 원)로 연평균 5.5% 성장할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조선업 재건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 조선기업에는 높은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1920년 제정된 존스법은 미국 항구 간 운항 선박을 미국에서 건조하도록 규정한다. 해군 및 해안경비대 함정도 외국 조선소 건조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이에 한화그룹은 지난해 12월 미국 필리조선소를 1억 달러(1467억 원)에 인수했다. HD현대는 올해 4월 미국 최대 방산조선사 헌팅턴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국 조선업에 협력과 경쟁 공존 국면


미국 조선시장 확대는 한국 조선기업에 기회이자 도전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 해군(370척 이상)에 밀린 함정 전력(290)355척까지 확대하려 하지만, 자국 조선소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한국 조선기업의 기술력과 미국 현지 중소 조선소의 협력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마스터보트빌더스의 오스탈 협력 모델처럼, 한국 조선사들도 미국 내 파트너십을 통해 간접 진출하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한화그룹의 필리조선소 인수가 미국 방산 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한다. 다만 미국의 높은 인건비와 부족한 공급망 생태계가 여전히 해결과제로 지적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