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CES 첫 공개 후 5차례 연기…듀얼 프로젝터·자율주행 통합에 시간
수백만원대 고가 전략·차별화 고민…가정용 로봇 시장 35조원 급성장 전망
수백만원대 고가 전략·차별화 고민…가정용 로봇 시장 35조원 급성장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볼리는 2020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에는 테니스공 크기의 시제품으로 스마트홈 기기 제어 기능을 선보였다. 이후 지난해 CES 2024에서 농구공만 한 크기로 확대된 제품을 공개하며 올해 상반기 출시를 예고했다. 올해 4월에는 삼성전자 미국 홈페이지에 사전 등록 페이지까지 개설되면서 여름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6년째 상용화가 미뤄지고 있다.
프로젝터·AI 통합 기술 검증 난항
볼리는 듀얼렌즈 방식 프로젝터를 탑재해 벽·천장·바닥 등 다양한 공간에 화면을 투사할 수 있다. 근거리와 원거리 투사가 모두 가능한 세계 최초의 듀얼렌즈 프로젝터를 적용했으며, 360도 회전하는 렌즈로 사용자 위치에 따라 최적의 시청 환경을 조성한다. 구글 클라우드의 제미나이(Gemini) AI와 삼성 자체 언어모델 '가우스'를 결합해 음성 명령 인식, 스마트홈 기기 제어, 일정 관리 등을 수행한다.
빛을 쏘아 거리를 측정하는 라이다(LiDAR) 센서와 빛이 물체에 반사되는 시간을 계산해 거리를 재는 ToF(Time-of-Flight) 센서, 4K 전면 카메라와 2K 후면 카메라를 장착해 집 안을 자율 주행하면서 반려동물 모니터링, 손님맞이, 의상 추천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삼성전자가 이러한 첨단 기술들을 하나의 제품에 통합하면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 삼성전자는 모델명 'RO-BDF'로 국내 전자파 인증을 완료했다. 인도 법인으로 발송된 화물의 선하증권에도 해당 모델명이 '삼성 AI 볼리 로봇'으로 표기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출시 준비가 진행 중인 것으로 관측된다.
수백만 원대 가격·차별화 전략 고심
업계에서는 볼리 출시 연기의 주요 원인으로 가격 전략 수립 난항을 꼽고 있다. 고성능 AI 칩셋과 듀얼 프로젝터 등 첨단 부품을 탑재한 만큼 제조 원가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들은 볼리 가격이 수백만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완성도는 충분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어떤 용도로, 어떤 가격에 받아들일지 내부 검토가 길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일반 소비자 시장 대신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먼저 공략하거나 구독 방식 판매를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19년 CES에서 공개된 웨어러블 로봇 '봇핏(Bot Fit)'을 5년 만인 지난해 B2B용으로 먼저 출시한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기존 제품과의 기능 중복 문제도 해결 과제로 지적된다. 삼성전자의 고급형 로봇 청소기에도 카메라가 탑재돼 집 안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볼리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집 안에서 로봇 청소기와 볼리가 함께 주행할 경우 동선 확보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AI 홈 로봇 시장 선점 경쟁 가속
가정용 AI 로봇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 인텔리전스는 가정용 로봇 시장이 2025년 약 14조8000억 원 규모에서 2030년 35조10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9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18.8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도 이동형 AI 홈 허브 'Q9'(프로젝트명)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Q9는 공감 지능 기반으로 사용자 감정을 인식하고, 음성과 이미지 정보를 분석해 책 읽기, 그림 이야기 만들기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LG전자 조주완 대표는 올해 초 CES 2025에서 "Q9는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며, 구독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가 볼리를 올해 안에 출시하지 못할 경우 내년 1월 CES 2026에서 다시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다음 행보를 더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AI 기반 차세대 기기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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