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 총리 "GDP 4.7%까지 국방비 증액" 선언…업계 "생산능력 이미 포화상태"
록히드마틴, 35년 노하우로 잠수함 수명 연장 총력…'퇴역 군인' 모셔오기 전쟁
돈은 풀렸는데 만들 사람이 없다…공급망 붕괴 우려 속 '디지털 트윈' 등 대안 모색
록히드마틴, 35년 노하우로 잠수함 수명 연장 총력…'퇴역 군인' 모셔오기 전쟁
돈은 풀렸는데 만들 사람이 없다…공급망 붕괴 우려 속 '디지털 트윈' 등 대안 모색
이미지 확대보기최근 캐나다 디펜스 리뷰(CDR)와 록히드마틴 캐나다가 발표한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캐나다 방산 시장은 '정부의 공격적인 투자'와 '산업계의 생산 능력 고갈'이라는 부조화 속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5년 잠수함 노하우, '인적 자산'이 핵심
록히드마틴 캐나다는 지난 11일(현지시각) 발표한 자료에서 캐나다 해군(RCN)의 수중 전력 유지를 위한 포괄적인 지원체계를 공개했다. 이들은 지난 1989년 오베론급 잠수함 지원을 시작으로 현재 주력인 빅토리아급 잠수함의 전투체계(CMS 330) 통합과 정비, 훈련을 전담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잠수함 지원팀의 인적 구성이다. 프로그램 매니저 뤽(Luc)을 비롯한 핵심 기술진 대다수가 전직 잠수함 승조원 출신이다. 록히드마틴 측은 "단순한 기계적 정비를 넘어 실제 작전 환경을 이해하는 요원들이 현장에 투입돼 해군과 한 몸처럼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핼리팩스와 에스퀴말트 양대 거점에서 어뢰 발사 시험과 소나 성능 테스트 등 고난도 해상 시운전을 직접 수행한다.
현장에서는 이러한 '현역 밀착형' 지원이 향후 진행될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PSP)'의 핵심 자산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록히드마틴 교관들이 신입 승조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CMS 330 기반의 실전 시나리오 훈련은 차세대 잠수함 도입 시 운용 노하우를 끊김 없이 전수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공장 10곳 중 4곳만 '풀가동'… 주문 더 와도 못 받는다
해군의 전력 유지 노력과 달리, 캐나다 방위산업의 심장부인 온타리오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캐나다 디펜스 리뷰(CDR)는 RBC 웰스 매니지먼트의 보고서를 인용해 "캐나다 방산 기업의 약 45%가 이미 가동률 90%에서 100%에 이르는 '완전 가동' 상태"라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최근 폴란드 방문 당시 "이번 10년 말까지 국방 지출을 지금의 4배로 늘려 GDP의 4.7% 수준에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는 캐나다 방산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는 신호탄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본이 투입되더라도 생산 능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공급망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신시아 리치 RBC 경제학자는 보고서에서 "산업계의 여유 생산 능력이 극히 제한적"이라며 "정부의 야심 찬 목표를 실현하기에는 물리적인 생산 기반 확충 속도가 더디다"고 분석했다.
'퇴역 군인' 모셔오기 전쟁… 사람이 곧 경쟁력
생산 설비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사람'이다. 대(對)IED(급조폭발물) 및 드론 방어 기업인 앨런-뱅가드(Allen-Vanguard)의 스티브 드로버 사업개발 이사는 "온타리오 산업 기반의 병목 현상은 결국 인력"이라며 "40대 전후의 퇴역 군인들이 가진 전문 지식은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앨런-뱅가드가 입찰에 참여했던 한 프로젝트가 미국 기업으로 넘어가면서, 캐나다 내에서 창출될 수 있었던 고부가가치 엔지니어 일자리가 증발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업계에서는 숙련된 퇴역 군인을 확보하는 것이 곧 수주 경쟁력으로 직결된다고 보고 인재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디지털 트윈'으로 효율 극대화… 낡은 트럭도 뜯어고친다
한계에 부딪힌 하드웨어 생산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기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데이터펙스(Datifex)는 '산업용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해 해군 기지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구축했다. 크리스 에릭슨 CEO는 "신세대 장병들은 게임과 유사한 몰입형 환경에 익숙하다"며 "디지털 기술 도입이 훈련 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신병 모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한편, 낡은 장비를 뜯어고쳐 수명을 연장하는 '재생(Refurbishment)' 시장도 활황이다. 제이로버츠 디펜스(JRoberts Defence)는 구형 경량 유틸리티 차량의 엔진과 변속기를 분해·정비하는 사업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존 가글리아르디 사장은 "신규 부품 공급이 끊긴 상황에서 맞춤형 부품 제작과 정비 역량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전했다.
예산 집행의 '미스매치', 산업계는 속탄다
시장 안팎에서는 정부의 국방비 증액 약속이 실제 집행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RBC 보고서는 "국방 예산이 연간 17%씩 늘어난다 해도, 거대 조직인 국방부가 이를 효율적으로 집행해 실제 기업의 매출로 연결할지는 미지수"라고 꼬집었다.
일례로 지난여름 캐나다 해군 잠수함 4척 중 3척이 항해 불가능 판정을 받았다. 이는 장비 노후화 속도를 유지보수 예산과 인력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명백한 증거다. 정부는 돈을 풀겠다고 했지만, 그 돈이 적재적소에 흘러가 실제 전력 강화와 산업 육성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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