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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LG 스마트 TV, '코파일럿 강제 설치' 파문…사생활 침해·블로트웨어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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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LG 스마트 TV, '코파일럿 강제 설치' 파문…사생활 침해·블로트웨어 논란 확산

LG,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통해 MS AI 비서 '코파일럿' 제거 불가 앱으로 탑재
수익화 우선 전략, 소비자 통제권 상실 비판 직면…개인 정보 감시 우려 증폭
LG 스마트 TV에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비서 '코파일럿(Copilot)'이 제거 불가능한 형태로 강제 설치되면서 사용자의 사생활 침해 및 블로트웨어(Bloatware)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는 스마트 기기 생태계에서 기업의 수익 창출과 사용자 통제권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오픈AI의 챗GPT-5.1이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LG 스마트 TV에 마이크로소프트의 AI 비서 '코파일럿(Copilot)'이 제거 불가능한 형태로 강제 설치되면서 사용자의 사생활 침해 및 블로트웨어(Bloatware)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는 스마트 기기 생태계에서 기업의 수익 창출과 사용자 통제권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오픈AI의 챗GPT-5.1이 생성한 이미지
편의성과 소비자 통제권이 충돌하는 스마트 TV 시장에서 LG전자의 최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사용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온라인 포럼에서는 LG 스마트 TV의 펌웨어 업데이트 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AI) 비서 '코파일럿(Copilot)'이 제거 옵션 없이 강제 설치됐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고 IT 전문매체 웹프로뉴스가 지난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LG 업데이트, '환영받지 못한 침입자'


이번 논란은 레딧(Reddit)의 한 사용자가 자동 업데이트 후 코파일럿이 삭제 불가능한 앱으로 TV 인터페이스에 나타난 것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 게시물은 수천 건의 공감과 댓글을 얻으며 논란을 확산시켰다.

코파일럿은 원래 윈도나 웹 브라우저용 생산성 도구로 설계되었으나 LG TV에 통합된 것은 AI를 홈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심으려는 양사의 전략적 제휴로 보인다. 그러나 많은 TV 소유자들에게 이는 '기능 향상'이라기보다는 '침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용자들은 코파일럿이 시청 습관이나 음성 명령을 모니터링해 마이크로소프트의 AI 훈련 데이터셋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데이터 수집과 사생활 침해 우려를 표명했다.

광고 수익화의 연장선

LG의 웹OS 업데이트는 성능 개선과 새로운 기능을 약속하지만 LG의 자체 지원 문서는 이러한 업데이트가 광고 요소를 포함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코파일럿 통합 역시 AI Suite를 통한 사용자 노출을 보장하기 위한 의도적인 설계 선택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LG가 광고 기반 수익 모델로 전환하는 광범위한 추세를 반영한다. PPC 랜드의 분석에 따르면, LG의 홈 화면 광고 배치는 전년 대비 60% 증가했으며, 시청자들이 TV 인터페이스 탐색에 평균 10분을 소비하면서 광고를 위한 '황금 부동산(prime advertising real estate)'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데이터 기반 접근 방식은 LG에는 수익성이 높지만 광고 없는 프리미엄 경험을 기대했던 사용자들을 이탈시키고 있다.

규제 감시와 소비자 권리 논란


불만이 커지면서 규제 당국의 개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럽연합(EU)의 GDPR과 같은 엄격한 데이터 보호법은 이러한 비동의적 설치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LG와 삼성의 사용자 계약이 TV가 꺼져 있을 때도 주변 녹음을 포함한 데이터 수집을 허용한다고 경고하는 게시물들이 공유되기도 했다.

소비자 권리 단체들은 스마트폰의 선탑재 앱 문제와 유사하게, 이번 코파일럿 강제 설치 문제 역시 투명성 강화와 제거 옵션 제공을 요구하는 법적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술 전문가들은 이러한 논란이 AI가 보편화되는 미래에 혁신과 사용자 통제권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