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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LNG, 中 시장서 ‘호주’ 제치고 2위 등극…에너지 동맹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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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LNG, 中 시장서 ‘호주’ 제치고 2위 등극…에너지 동맹 강화

11월 수입량 전년比 143% 급증… 중국 전체 LNG 도입량의 23.5% 차지
서방 제재 무시한 ‘아틱 LNG 2’ 본격 가동… 중국, 할인된 가격으로 실리 챙겨
액화천연가스(LNG) 유조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액화천연가스(LNG) 유조선. 사진=로이터
러시아가 지난달 중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시장에서 호주를 밀어내고 카타르에 이어 제2의 공급국으로 올라섰다.

서방의 강력한 에너지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LNG는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과 북극 항로의 효율성을 앞세워 중국 시장 점유율을 두 배 이상 끌어올렸다고 23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 서방 제재 뚫고 ‘160만 톤’ 돌파… 시장 점유율 11% → 23.5%


중국 해관총서(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11월 러시아산 LNG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2.6% 급증한 160만 톤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 전체 LNG 수입량의 23.5%에 달하는 수치로, 1년 전 시장 점유율 11%에서 두 배 넘게 도약한 결과다.

반면, 오랫동안 중국의 최대 공급원이었던 호주는 전년 대비 수출량이 33.6% 감소하며 점유율이 36%에서 21.1%로 급락했다. 이로써 러시아는 단숨에 호주를 제치고 중국 내 LNG 공급 순위 2위로 올라섰다.

◇ 비결은 ‘아틱 LNG 2’와 파격적인 할인 가격


이번 급증의 핵심 동력은 러시아의 야심작이자 서방의 주요 제재 대상인 ‘아틱(Arctic) LNG 2’ 프로젝트다.

기단 반도에 위치한 아틱 LNG 2 프로젝트가 지난 8월부터 중국 베이하이 터미널로 물량을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제재로 인해 유럽 판로가 막힌 러시아가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중국으로 돌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러시아는 제재에 따른 리스크를 상쇄하기 위해 LNG를 시장 평균가보다 약 10~40% 할인된 가격(MMBtu당 약 $9.85)에 공급했다. 이는 중국이 도입하는 12개국 LNG 중 가장 저렴한 수준이다.

◇ “제재 무시한 전략적 밀월”… 서방은 감시 강화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구매 열풍이 서방의 러시아 에너지 제재에 대한 명백한 ‘무시’이자, 중·러 에너지 동맹의 심화를 상징한다고 분석한다.

최근 영국은 러시아 석유 회사 14곳을 추가 제재했고, 유럽연합(EU)은 2027년까지 러시아산 가스 도입을 완전히 중단하기로 결의했다. 미국 역시 러시아가 평화 협정을 거부할 경우 추가적인 에너지 제재를 준비 중이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중·러 에너지 비즈니스 포럼에서 “에너지 협력을 더욱 심화하겠다”고 공언하며 서방의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 2026년 전망: ‘빙해용 유조선’ 부족이 변수


다만, 러시아 LNG의 독주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북극의 겨울이 본격화되면서 얼어붙은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쇄빙 LNG 운반선(Arc7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1월 이후 아틱 LNG 2의 생산량은 물류 한계로 인해 전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중국 기업들과 협력해 자체적인 ‘그림자 함대(Shadow Fleet)’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축하느냐가 내년도 공급량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