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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루블화 ‘이례적 강세’에 정책당국 고심...전시 재정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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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루블화 ‘이례적 강세’에 정책당국 고심...전시 재정 부담 가중

연초 이후 달러 대비 45% 급등...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전 수준에 근접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렘린 궁전에서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TASS/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렘린 궁전에서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사진=TASS/연합뉴스
러시아 루블화가 올해 주요 통화 가운데 달러 대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자 러시아 정책 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전시 경제를 운용 중인 러시아의 국가 재정에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유가 하락과 미국 및 유럽의 추가 제재에도 불구하고 루블화 강세가 이어지자, 달러로 벌어들인 수출 대금의 루블화 환산 금액이 감소하며 국가 재정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루블화는 연초 이후 약 45% 절상되며 이날 현재 달러당 78루블 안팎에 거래됐다. 이는 약 4년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전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최근 12개월 기준 루블화의 상승 폭은 지난 1994년 이후 3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루블화 강세의 주요 배경으로 국제적인 제재 속에서 러시아 내 외화 수요가 급감한 점을 꼽았다. 또한 예외적으로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루블화 자산의 매력을 높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기준금리를 사상 최고치 수준에서 유지했다. 중앙은행은 이후 기준금리를 누적으로 5%포인트 인하해 16% 수준으로 낮췄다.

러시아 정부가 예상한 올해 평균 환율은 달러당 91.2루블이었지만, 루블화는 이날 현재 78.01루블에 거래되며 강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루블화 강세의 또 다른 배경은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 매도세다. 에너지 수입 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해 러시아 재무부는 국부 펀드에 보유한 위안화와 금을 처분하고 있다. 러시아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석유 및 가스 관련 예산 수입은 22% 급감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루블화는 올해 현물 수익률 기준으로 백금, 은, 팔라듐 및 금에 이어 전 세계 자산 중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성과를 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억제 효과를 감안할 때 루블화 강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루블화 강세가 지속되자 점차 경제에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모스크바에 본부를 둔 스톨리핀 경제성장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와 같은 루블화 강세와 고금리 환경이 지속될 경우 경기 둔화가 조만간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4.3%에서 올해 0.5~1% 수준으로 크게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톨리핀 경제성장연구소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과도하게 평가된 루블화가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러시아가 사실상 “에너지 강국으로서의 자연적 이점을 상실하고 있으며, 국내 생산자보다 해외 소비자에게 더 유리한 조건을 제공함으로써 투자 매력도까지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렉산드르 쇼힌 러시아 산업기업인연합(RSPP) 회장은 23일 현지 매체 RBC와의 인터뷰에서 “루블화 약세가 수출기업과 국가 예산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