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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석유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 가격 주도권은 여전히 OPEC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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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석유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 가격 주도권은 여전히 OPEC에?

단기 가격 결정권 중국으로 이동… 전략적 비축과 정유 마진이 핵심 변수
공급 위기 시엔 다시 OPEC 부상… “중국은 단기 신호, OPEC은 중기 균형”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
지난 10년간 석유 시장의 절대 권력자였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지위가 도전을 받고 있다. 최근 유가 형성의 실질적인 동력이 공급 통제(OPEC)가 아닌, 세계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구매 행동’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진정한 공급 위기 상황에서는 여전히 예비 생산 능력을 쥔 OPEC이 최후의 지렛대를 쥐고 있다고 분석한다고 28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 프라이스가 보도했다.

◇ 단기 유가의 나침반이 된 중국… “OPEC 성명보다 세관 데이터”


최근 트레이더들은 유가 방향을 예측할 때 OPEC의 감산 목표보다 중국의 수입 모멘텀을 더 즉각적인 신호로 간주한다.

중국은 원유 구매의 규모와 시기를 조절함으로써 시장의 한계 수요를 지배한다. 특히 중국의 전략적 비축유(SPR) 활용은 유가의 상한선과 하한선을 설정하는 사실상의 '가격 관리자' 역할을 하고 있다.

국영기업과 독립 정유사, 전략적 비축 시스템이 뒤섞인 중국의 석유 시스템은 데이터의 가시성이 낮다. 화물이 상업 창고로 가는지, 비축고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이 '불확실성' 자체가 시장의 가격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변수가 되었다.

중국 독립 정유사들의 마진 체계는 원유 수입의 선행 지표다. 마진이 개선되면 수입이 급증하고, 좁아지면 매수가 둔화되는데 이는 OPEC 정책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 여전한 OPEC의 지렛대… “위기 시 가격 결정권은 생산자에게”


중국이 단기 가격 발견을 주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OPEC이 무의미해진 것은 아니다. 카르텔의 정책은 여전히 시장의 중기적 균형을 형성하고 가격 기대치의 경계를 설정한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OPEC은 전 세계 예비 생산 능력의 대부분을 통제한다. 시장이 급격히 긴축되거나 진정한 공급 충격이 발생할 때, 가격 결정권은 배럴을 즉시 늘릴 수 있는 자들에게 신속히 돌아간다.
중국의 전략적 비축은 배럴이 풍부할 때 가격을 움직일 수 있지만, 물리적인 공급 부족 상황에서 유가 상승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중국이 러시아 등 제재 대상국으로부터 원유 수입을 늘리며 벤치마크 신호를 약화시켰으나, 이는 시장이 안정적일 때만 유효한 '우회 경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 ‘단기 수요’ 대 ‘장기 공급’의 공존


결국 현재의 유가 시장은 중국이 보내는 단기 수요 신호와 OPEC이 관리하는 중기 공급 균형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구조다.

트레이더들은 이제 한 손에는 중국의 세관 데이터와 정유소 가동률을, 다른 한 손에는 OPEC의 감산 이행 보고서를 들고 시장을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단기 유가를 흔들 수는 있지만, 이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힘은 없다"며 "궁극적인 유가의 향방은 여전히 공급망의 상류(Upstream)를 장악한 생산자 그룹의 손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