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올해 관세 공세 동력 약해져…대법원 판결 따라 추가 철회 가능성"
AI 투자 '쉬운 돈' 시대 끝났다…벤처·사모펀드 손실, 소규모 기업 파산 잇따를 듯
금값 66% 급등 이어 내년 5000달러 돌파 전망…JP모건·골드만삭스 목표가 제시
AI 투자 '쉬운 돈' 시대 끝났다…벤처·사모펀드 손실, 소규모 기업 파산 잇따를 듯
금값 66% 급등 이어 내년 5000달러 돌파 전망…JP모건·골드만삭스 목표가 제시
이미지 확대보기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31일 '2026년 세계 전망' 특집 기사를 통해 국제 경제·정치·기술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20가지 예측을 제시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이 세계를 더욱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하면서, 관세 정책부터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중간선거, 중앙은행 금리 정책,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다뤘다.
트럼프 관세, 2026년 말까지 현재보다 '후퇴' 전망…대법원 판결이 변수
FT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균 관세율이 2026년 말까지 현재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기 세수 확보, 핵심 산업 보호, 무역 파트너에 대한 정치적 압박, 무역적자 해소 등 여러 목적을 내세우며 전방위적으로 관세를 위협했다. 그러나 실제로 관세를 부과하자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잇따랐다.
지난 4월 '해방의 날' 관세 발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중국의 보복 위협이 이어졌으며, 다른 국가들이 양보를 제안하고 소비자 물가가 상승하면서 관세 공세의 동력이 약화됐다는 것이다. FT는 연말까지 대법원 판결이 기존 관세를 다른 형태의 관세로 대체하도록 강제할 수 있으며, 반도체와 의약품에 대한 신규 관세 위협도 대부분 철회하고 개별 협상을 통해 관세를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브라이언 모이니핸 뱅크오브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CBS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관세 인상이 아니라 완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광범위한 국가를 대상으로 한 평균 관세율은 약 15%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미국의 실효 관세율은 약 17%로, 1935년 대공황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AI 거품 붕괴 조짐…'진검승부의 해' 예고
FT는 AI 투자에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끝났다고 진단했다. 챗GPT(ChatGPT) 등장 3년이 지난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거대 기술 기업들에 더 까다로운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구글의 AI 추격으로 촉발된 엔비디아에 대한 도전과 메타 가치 하락을 그 증거로 제시했다.
FT는 AI가 기능이나 가치 면에서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거대 다각화 기업들은 버틸 수 있어 광범위한 시장 매도세는 10~15%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2026년에는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에서 당혹스러운 손실이 발생하고, 소규모 기업 파산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 분석에 따르면 2026년은 AI의 실질적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앤서니 사글림베네 수석 시장 전략가는 "AI에 대한 낙관론이 많지만 동시에 과도한 기대도 있다"며 "막대한 투자를 이어온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수익률이 어떨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 경제학자도 미국 경제가 AI라는 단일 성장 동력에 위험할 정도로 의존하게 됐다고 경고했다.
금값 5000달러 돌파 전망…중앙은행 매입·지정학 리스크가 상승 동력
FT는 금의 눈부신 랠리가 다소 완만한 속도로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 재정적자 헤지 수요, 지정학적 분열, 법정화폐 가치 하락 우려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았다. 불확실성이 새로운 일상이 된 세계에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균열이 나타나면서 금의 강세장은 아직 끝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금값은 지난달 31일 온스당 4360달러(약 631만 원)를 돌파해 40년 만에 가장 강력한 연간 성과를 기록 중이다. 올해 들어 66% 급등한 것이다. JP모건 글로벌 리서치는 2026년 4분기 평균 금값을 온스당 5055달러(약 732만 원)로 전망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골드만삭스도 각각 5000달러(약 724만 원)와 4900달러(약 710만 원) 목표가를 제시했다. JP모건의 나타샤 카네바 글로벌 원자재 전략 총괄은 "현재 금 시장은 단순한 투기를 넘어선 구조적 재평가 단계"라고 진단했다.
젤렌스키, 돈바스 포기 어렵다…휴머노이드 로봇은 부유층부터
FT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평화협정을 맺더라도 돈바스 지역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는 4년 가까운 전면전에도 점령하지 못한 도네츠크주의 4분의 1과 루한스크주 일부 지역을 양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 협상가들도 이것이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위해 치러야 할 대가라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FT는 군사적·헌법적·정치적 이유로 돈바스 잔여 지역을 포기하는 것은 젤렌스키에게 너무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방어선이 예상치 못하게 무너지는 상황만이 항복을 강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가정 진입도 시작될 전망이다. 2025년 10월 팔로알토 스타트업 1X는 니트 유니타드 차림의 날씬한 휴머노이드 로봇 '네오(Neo)'의 사전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가격은 2만 달러(약 2890만 원)로, 2026년 배송 예정이다. 테슬라, 피규어AI, 유니트리 등도 집안일을 수행할 자율 모델 개발에 경쟁 중이다. 다만 FT는 인간의 손재주를 재현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드는 진행 중인 작업이며, 보도에 따르면 네오는 아직 완전 자율화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부유한 얼리어답터를 위한 제품이라는 평가다.
글로벌 경제 3.1% 성장 전망…일본 빼고 금리 인하 지속
FT는 중앙은행들이 일본을 제외하고 2026년에도 금리 인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크리스 자일스 기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신임 의장(케빈 해셋 유력)이 이끄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잔존 인플레이션을 무시하고 새로운 정상 수준과 그 이하로 금리를 인하할 의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첨단기술이 이끄는 빠른 성장을 근거로 1990년대 생산성 붐의 재현이라고 주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도 통화정책이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하지만, 성장이 흔들리면 추가 부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6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3.1%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팬데믹 이전 평균인 3.7%를 밑도는 수준이지만 경기침체는 아니다. 모건스탠리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으면서 선진국은 1.5~1.6%, 신흥시장은 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성장 둔화, 점진적 인플레이션 하락, 중앙은행의 완화적 정책 전환이라는 '연착륙' 시나리오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하원 탈환…일본·프랑스·중국 전망
FT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상원 탈환에는 근소한 차이로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하원 장악은 민주당이 트럼프의 의제를 저지하고 행정부의 비리를 조사할 수 있게 해주며, 세 번째 탄핵 시도도 배제할 수 없다고 FT는 전했다.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1년 후에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10월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 다카이치는 자당 내 파벌의 견제, 중국의 불안정화 시도, 총선 승리 없이 취임한 점 등 어려움이 있지만, 포퓰리즘이 부상하는 시기에 직설적인 화법으로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도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프랑스는 조기 총선을 치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조기 총선으로 의회가 분열됐고 어느 정치 세력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러나 2027년 봄에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어, 대부분의 정당이 조기 총선보다는 대선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조기 총선을 해도 의석 분포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 국민연합(RN)만 득을 볼 것이라는 분석도 조기 총선을 꺼리는 이유다.
중국 위안화도 의미 있는 절상 없이 달러당 7위안(약 1451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막대한 무역흑자에도 디플레이션 경제가 평가절하를 지속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자컴퓨터 상용화는 아직…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도 어려워
상용 양자컴퓨터의 등장은 아직이지만 머지않았다고 FT는 전망했다. 여러 기술기업이 이미 초보적인 양자컴퓨터를 개발해 고전 컴퓨터와 병렬로 사용하고 있다. 강력한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오늘날 대부분의 암호화 방식이 무력화될 것이라고 FT는 경고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과 달리 성사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위한 '명확한 경로'를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FT는 지난해 예측에서 20개 중 7개가 빗나가 역대 최악의 적중률을 기록했다고 인정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평화협정은 성사되지 않았고, 미국 금리는 하락했으며, 일론 머스크와 트럼프는 갈등 후 화해했다. 비트코인 20만 달러(약 2억 8900만 원) 돌파와 전기차 세계 판매 비중 25% 달성 예측도 빗나갔다. 그럼에도 FT의 필진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로 세계가 더욱 예측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다시 한번 과감한 전망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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