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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오프라인 일자리 30만 개 '증발'... "식당·매장 가느니 배달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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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오프라인 일자리 30만 개 '증발'... "식당·매장 가느니 배달시킨다"

미 센서스국 2022 경제 총조사 분석... 외식·소매업 고용 붕괴, 비대면 산업 급부상
"일시적 현상 아니다"... 팬데믹이 굳힌 소비 패턴, 산업 지형 영구적 재편 예고
미국 산업의 지형도가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전통적 오프라인 일자리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디지털과 물류 기반의 새로운 일자리가 채우고 있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산업의 지형도가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전통적 오프라인 일자리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디지털과 물류 기반의 새로운 일자리가 채우고 있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산업의 지형도가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전통적 오프라인 일자리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디지털과 물류 기반의 새로운 일자리가 채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스위크는 지난 2(현지시간) 미국 인구조사국이 지난달 30일 공개한 '2022년 경제 센서스' 데이터를 인용해, 팬데믹 기간 가속화한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미국 고용 시장과 산업 매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고 보도했다.

무너진 오프라인... 식당·호텔·매장에서 일자리 대거 이탈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사이 대면 서비스와 오프라인 소매업은 매출 감소와 함께 심각한 고용 한파를 겪었다. 소비자들이 매장을 직접 방문하기보다 집에서 소비하는 방식을 택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 감축에 나선 탓이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풀 서비스 레스토랑'이다. 이 기간 무려 309700명의 일자리가 사라져 조사 대상 산업 중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숙박업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카지노 호텔을 제외한 일반 호텔과 모텔에서는 팬데믹에 따른 여행 제한 조치 여파로 1882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는 전체 인력의 11.7%에 이르는 규모다.

소매업계의 고용 감소도 두드러졌다. 전자제품 매장은 전체 인력의 40.8%에 해당하는 11700명이 줄어들며 가장 높은 인력 감소율을 보였다. 여성 의류매장 역시 133500(38.7% 감소)이 일터를 떠났고, 유아용 의복 매장 고용은 58.6%나 곤두박질쳤다.

인구조사국 데이터는 매출 측면에서도 오프라인 매장의 쇠락을 명확히 보여준다. 전자제품 매장은 5년 새 매출이 90억 달러(13조 원) 줄었고, 백화점은 매출 감소액이 200억 달러(289200억 원)에 이르렀다.

디지털 경제의 약진... B2B 전자상거래·배달업 '호황'


오프라인 상권이 위축된 반면, 소비 편의성과 온라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산업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기업 간(B2B) 전자상거래 시장은 2017년 대비 2022년 매출이 380.5%나 급증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금액으로는 118억 달러(17조 원)가 늘어났다. 이는 기업 간 거래 역시 오프라인 미팅이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중개 방식으로 빠르게 전환되었음을 뜻한다.
소비자들의 '집콕' 생활을 돕는 배달 산업도 급성장했다. 식료품, 식사, 주류 등을 단시간 내에 배달하는 '지역 메신저 및 배달업' 매출은 314.0%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179억 달러(258800억 원) 규모다. 비대면·비접촉 서비스를 선호하는 소비 심리가 물류 배달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린 결과다.

'전자 쇼핑 및 통신 판매업'은 매출 증가액 기준으로는 최대 규모를 자랑했다. 5년 새 매출이 5467억 달러(7905200억 원)나 늘어 106%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 분야의 고용 또한 120만 명 이상 늘어나며(215.3% 증가), 오프라인에서 사라진 일자리를 흡수하는 양상을 보였다.

"비용 절감과 편의성 추구... 구조적 변화 지속될 것"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데이터가 단순한 팬데믹의 일시적 영향이 아니라고 분석한다. 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기폭제가 되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소비의 중심축이 '대면·오프라인'에서 '비대면·온라인'으로 완전히 이동했다는 것이다.

월가 분석가들은 "기업들이 매출 부진을 타개하고자 비용 절감 차원에서 대규모 인원 감축을 단행했으며, 이는 소비 트렌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전통 산업의 위기를 방증한다"고 평가했다. 소비자들이 매장을 방문하는 번거로움 대신 집에서의 편의를 선택하는 경향이 굳어지면서, 기업들 역시 오프라인 점포 유지보다는 디지털 전환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향후 전망도 디지털 중심이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며, 이에 따라 산업별 고용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은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선 새로운 가치를 증명해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물류와 IT 기술을 결합한 산업만이 고용과 매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오프라인의 위기'는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역시 고물가와 소비 부진, 그리고 비대면 소비 정착이 맞물려 자영업 생태계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511월 기준 고용원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12,000명 감소하여 장기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에서 폐업이 속출하는 추세다. 반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매달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한국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에 실패한 영세 소상공인의 몰락은 구조적 흐름"이라며 "미국처럼 한국도 배달과 온라인 유통 중심으로 고용과 부가가치가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