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MS 등 주도한 美 증시, 또 다른 '거품' 논란 점화
"닷컴 버블과 다르다" 실적론 vs "과잉 중복투자" 신중론 팽팽
상위 10개 종목이 S&P500 40% 장악… 1960년대 이후 최대 쏠림
"닷컴 버블과 다르다" 실적론 vs "과잉 중복투자" 신중론 팽팽
상위 10개 종목이 S&P500 40% 장악… 1960년대 이후 최대 쏠림
이미지 확대보기블룸버그 통신은 4일(현지 시각) "AI 무역이 주식시장을 새로운 고점으로 밀어 올리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우리가 또 다른 금융 거품 속에 살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636조 원 쏟아붓는 ‘쩐의 전쟁’…수익성 의문 증폭
AI 거품론의 핵심 근거는 천문학적인 설비투자 비용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구글 모회사)·아마존·메타 등 4대 빅테크 기업의 자본 지출(CapEx)은 향후 1년 동안 약 4400억 달러(약 63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 대비 34%나 급증한 수치다.
오픈AI는 한술 더 떠 AI 인프라 구축에 1조 달러(약 1440조 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문제는 이 막대한 자금이 오픈AI와 소수 상장 빅테크 기업 사이를 오가는 내부거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수익이 나지 않는 비상장 기업이 주도하는 투자가 자칫 ‘제 살 깎아 먹기’식의 순환구조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역사적으로 혁신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과잉 투자는 반복됐다. 브라이언 레빗 인베스코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철도·전력·인터넷의 발달 과정을 예로 들며 “인프라 구축 속도가 경제가 필요로 하는 수요를 일시적으로 앞지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철도망이 완성되지 않았다거나 인터넷이 정착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기술 자체의 효용성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이미지 확대보기닷컴버블과 닮은 듯 다른 ‘쏠림 현상’
시장 내 특정 종목 집중도가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S&P500지수 내 상위 10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다. 이는 1960년대 이후 볼 수 없었던 극단적인 쏠림 현상이다. 폴 마시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는 “1900년 미국 시장 가치의 63%가 철도 주식에 묶여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지난해 말 기술주 비중 37%는 전례 없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낙관론자들은 현재 상황이 2000년 닷컴버블 때와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반박한다. 다리오 퍼킨스 TS롬바르드 이코노미스트는 “기초체력이 논쟁의 중심에 있다”고 짚었다. 닷컴버블 당시 월드컴 같은 기업들은 수익 없이 빚만 늘렸지만, 현재 엔비디아나 메타는 AI를 통해 실제 막대한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다. 부채 비율 또한 과거보다 현저히 낮다. 리처드 클로드 제누스 헨더슨 펀드매니저는 “주가가 기업 이익 성장세와 분리되는 현상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며 거품 붕괴 가능성을 일축했다.
회사채 발행 급증, 불거지는 ‘신용 리스크’
주식시장의 열기와 달리 채권시장에서는 경고음이 울린다. 소시에테제네랄은 메타·알파벳·오라클 등 3사가 내년(2027년) 만기 도래 채무 상환과 투자를 위해 올해(2026년)에만 약 860억 달러(약 124조 원)를 조달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 오라클은 지난해 9월 24일 180억 달러(약 26조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 직후 주가가 5.6% 급락했으며,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AI 기업의 현금 흐름과 재무 건전성을 깐깐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베누 크리슈나 바클레이스 미국 주식 전략가는 “부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AI 투자가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에 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시장의 감시는 건강한 현상이며, 오히려 극단적인 시장 붕괴를 막는 안전장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은 감지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AI 거품’을 발생 확률은 낮지만 실현되면 타격이 가장 큰 시장의 위험으로 꼽았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매그니피슨트7(M7) 주식거래가 지나치게 붐빈다고 답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