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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핵융합 'EAST' 40년 밀도 한계 돌파…"실용 발전소 설계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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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핵융합 'EAST' 40년 밀도 한계 돌파…"실용 발전소 설계 바뀐다"

플라즈마-벽 자기조직화 이론 세계 첫 실험 검증…ITER 등 차세대 원자로 재설계 예고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게재…중국, 핵융합 이론·실험 양대 주도권 확보
중국이 수십 년간 핵융합 과학계를 괴롭혀온 플라즈마 밀도 한계를 실험으로 돌파하면서 실용 핵융합 발전소 건설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이 수십 년간 핵융합 과학계를 괴롭혀온 플라즈마 밀도 한계를 실험으로 돌파하면서 실용 핵융합 발전소 건설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사진=로이터
중국이 수십 년간 핵융합 과학계를 괴롭혀온 플라즈마 밀도 한계를 실험으로 돌파하면서 실용 핵융합 발전소 건설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데일리갤럭시는 5(현지시각)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설치된 대형 핵융합 실험 장치인 실험 첨단 초전도 토카막(EAST·인공태양)이 기존 이론상 불가능했던 고밀도 플라즈마 안정운전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1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됐다.

40년 난제 '밀도 장벽' 무력화


자기장을 이용해 플라즈마를 도넛 모양 공간에 가두어 핵융합을 일으키는 장치인 토카막 방식 핵융합로는 플라즈마 밀도를 일정 수준 이상 높이면 불안정 현상이 발생해 플라즈마 구속이 무너지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이 교란 현상은 원자로 벽면을 손상하고 실험을 중단시켜 상업 핵융합로 개발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화중과학기술대 주핑(Ping Zhu) 교수와 허페이물리과학연구소 옌닝(Ning Yan) 부교수 연구팀은 연료 가스 압력과 가열 방식을 정밀 제어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은 플라즈마 방전 초기부터 원자로 내벽과 플라즈마 상호작용을 최적화해 불순물 축적을 억제하고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EAST는 기존 밀도 임계치를 넘어서는 수준에서 안정운전을 유지하며 사실상 '밀도 제한 없는 영역'에 진입했다. 주핑 교수는 "이번 연구는 토카막과 차세대 연소 플라즈마 핵융합 장치에서 밀도 한계를 확장하는 실용 경로를 제시한다"고 밝혔다.

PWSO 이론 첫 실험 증명


이번 실험은 프랑스 물리학자 D.F. 에스칸드가 제안한 플라즈마-벽 자기조직화(PWSO) 이론을 처음으로 실험에서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PWSO 이론은 적절한 조건에서 플라즈마와 원자로 벽 상호작용이 자기 조절 상태에 도달해 불안정화 효과를 억제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기존 모델이 플라즈마와 토카막 벽을 별개 요소로 봤다면, PWSO는 벽면에서 발생하는 물리 현상이 플라즈마를 형성하고 안정화하는 통합 시스템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옌닝 부교수는 "새로운 방법을 토카막 장치에서 플라즈마를 자기장으로 구속할 때, 일반적인 모드보다 더 높은 밀도와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특수한 운전 상태인 고가둠 플라즈마 모드로 확장해 더 높은 성능을 실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핵융합 경쟁 지형 변화


핵융합이 실용 에너지원이 되려면 초고온·고압·고밀도 플라즈마를 동시에 유지해야 한다. 플라즈마 밀도가 높을수록 핵융합 반응 속도가 빠르고 출력도 증가한다. 이번 밀도 장벽 돌파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등 차세대 토카막이 기존 설계상 제약 없이 더 높은 성능으로 작동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중국 언론이 흔히 '인공태양'으로 부르는 EAST는 실험 토카막 연구를 주도해왔다. 유럽·미국·일본이 글로벌 핵융합로 개발 경쟁에 참여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번 성과로 핵융합 과학 이론 한계를 재정의하는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연구가 핵융합 에너지 실용화 시점을 앞당기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차별 규모 확대가 아닌 플라즈마-물질 경계면의 정교한 물리 제어로 핵심 장벽을 돌파할 수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