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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AI 로봇 발리' CES 2026서 완전히 사라져…6년 개발 끝 출시 무기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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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AI 로봇 발리' CES 2026서 완전히 사라져…6년 개발 끝 출시 무기한 연기

구글 제미나이까지 탑재했지만 상용화 실패…"소비자 제품 아닌 내부 플랫폼으로 전환"
LG 양팔 로봇 '클로이드' 대대적 공개…연평균 18% 성장 가정용 로봇 시장 주도권 경쟁
삼성전자가 2020년 첫 선을 보인 후 6년간 개발해온 가정용 인공지능(AI) 로봇 '발리(Ballie)' 출시를 사실상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2020년 첫 선을 보인 후 6년간 개발해온 가정용 인공지능(AI) 로봇 '발리(Ballie)' 출시를 사실상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020년 첫 선을 보인 후 6년간 개발해온 가정용 인공지능(AI) 로봇 '발리(Ballie)' 출시를 사실상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8(현지시간) 삼성전자가 발리를 소비자 제품이 아닌 '내부 혁신 플랫폼'으로 전환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년간 현장 테스트를 거치며 발리는 삼성의 공간 인식, 상황 기반 경험 설계 방식, 특히 스마트홈 지능과 주변 AI, 설계 단계 개인정보 보호 분야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발리에서 얻은 기술과 노하우를 로봇 청소기, 스마트홈 기기 등 다른 제품군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발리 출시 취소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번 성명은 로봇이 당분간 보류됐음을 보여준다.

이번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발리는 자취를 완전히 감췄다. 삼성은 지난해 발리가 출시 직전 단계라고 밝혔으나, 재등장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제미나이 탑재했으나 출시 좌초


발리는 야심찬 프로젝트였다. CES 2020에서 첫 공개된 이후 여러 차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다. 노란색 공 모양의 이 로봇은 종종 스타워즈 드로이드에 비유됐으며, 2024년 컨퍼런스에서 만능 스마트홈 동반자로 소개됐다. 당시 삼성은 벽에 비디오를 투사하고, 집안을 순찰해 반려동물을 확인하고, 스마트 조명과 온도조절기 같은 액세서리를 제어하는 능력을 강조했다.

발리는 CES 2025에도 등장했다. 삼성은 영화 투사, 카메라 기반 피사체 감지, 음성 상호작용 같은 일부 기능을 제한된 시연으로 선보였다. 한국 기업은 로봇이 2025년 중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삼성은 알파벳 산하 구글과 파트너십을 맺고 발리에 구글의 제미나이 AI 플랫폼을 탑재해 최종 완성 단계로 나아가겠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늦여름 출시를 목표로 했지만, 일정을 맞추지 못했다.

LG 클로이드 맞불…시장 선점 경쟁 치열


발리 불참은 올해 CES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LG전자를 비롯한 경쟁사들이 신규 로봇을 대거 공개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CES 2026에서 AI 홈로봇 'LG 클로이드(CLOiD)'를 전격 공개했다. 클로이드는 머리와 양팔, 휠 기반 자율주행 하체로 구성됐다. 허리 각도를 조절해 키를 105센티미터에서 143센티미터까지 스스로 바꿀 수 있으며, 87센티미터 길이의 팔로 바닥이나 높은 곳의 물체도 집어 올린다.
양팔은 어깨 3가지(앞뒤·좌우·회전), 팔꿈치 1가지(굽혔다 펴기), 손목 3가지(앞뒤·좌우·회전) 등 총 7가지 구동 자유도로 움직인다. 5개 손가락도 개별 관절을 갖춰 섬세한 동작이 가능하다. 현장 시연에서 클로이드는 세탁이 끝난 수건을 집어 반으로 접고 다시 두 번을 더 접는 동작을 물 흐르듯 선보였다.

LG전자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시각언어모델(VLM)과 시각언어행동(VLA) 기술을 적용해 수만 시간 이상의 가사 작업 데이터를 학습했다""LG 씽큐와 씽큐 온, 각종 가전과 연동하면 서비스 범위는 더 확장된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모르도 인텔리전스는 가정용 로봇 시장이 2025년 약 148000억원 규모에서 2030351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9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18.8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발리 출시 연기의 주요 원인으로 가격 전략 수립 난항을 꼽고 있다. 고성능 AI 칩셋과 듀얼 프로젝터 등 첨단 부품을 탑재한 만큼 제조 원가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들은 발리 가격이 수백만 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완성도는 충분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어떤 용도로, 어떤 가격에 받아들일지 내부 검토가 길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