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애리조나 2공장 가동 2027년으로 1년 단축…AI 수요 총력전
마이크론 뉴욕 공장 착공식 날 주민 소송 피소…“환경영향평가 졸속”
마이크론 뉴욕 공장 착공식 날 주민 소송 피소…“환경영향평가 졸속”
이미지 확대보기IT 전문매체 익스트림테크(ExtremeTech)와 지역 언론 시러큐스닷컴(Syracuse.com)이 지난 16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미국 내 반도체 설비 투자가 본격화하면서 ‘공정 가속화’와 ‘규제 갈등’이라는 상반된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AI 칩 수요 잡아라’…TSMC, 2공장 가동 2027년으로 앞당겨
TSMC는 지난 16일 실적 발표회에서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건설 중인 제2공장(Fab 2)의 양산 시점을 당초 계획한 2028년에서 2027년으로 1년 앞당긴다고 공식 발표했다.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고객사들의 강력한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고자 미국 내 건설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애플, AMD 등 주요 빅테크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고성능 칩 물량을 현지에서 즉각 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현재 가동 중인 TSMC 애리조나 1공장은 4나노미터(nm) 공정을 주력으로 월 2만 4000장 규모의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다. TSMC는 단순 생산 확대를 넘어 첨단 패키징(조립) 공장 건설과 제4공장 부지 확보까지 동시에 추진 중이다.
로이터통신은 TSMC의 대미 투자 약속 규모가 1650억 달러(약 243조 4570억 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시장에서는 TSMC의 이번 결정이 미국 내 AI 반도체 생태계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로 해석한다.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시가총액이 5000억 달러(약 737조 7500억 원)를 돌파한 배경에도 TSMC발(發) 설비 투자 확대가 전후방 산업에 미칠 낙수 효과 기대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착공식 날 날아든 소장…마이크론, ‘환경영향평가 부실’ 도마 위
TSMC가 속도전을 펼치는 사이, 마이크론은 환경 문제라는 암초를 만났다. 같은 날인 지난 16일 뉴욕주 클레이(Clay)에서는 마이크론의 신규 팹 착공식이 열렸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와 찰스 슈머 상원의원 등 정관계 인사들이 참석해 ‘역사적 순간’을 자축했으나, 행사장 밖에서는 법적 공방이 시작됐다.
전국 비영리 단체 ‘잡스 투 무브 아메리카(Jobs to Move America)’와 클레이 주민 단체 ‘네이버스 포 베터 마이크론(Neighbors for a Better Micron)’은 이날 뉴욕주 올버니 대법원에 마이크론과 오논다가 카운티 산업개발청(OCIDA)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1월 산업개발청이 승인한 환경영향평가가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마이크론은 2041년까지 총 1000억 달러(약 147조 5500억 원)를 투자해 4개의 팹을 짓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그러나 당장 올봄 예정된 부지 정지 작업부터 난관이다. 멸종 위기종 박쥐 보호를 위해 3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나무 벌채가 금지되는 등 까다로운 환경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법원이 소송을 받아들여 공사 일정이 지연된다면, 2033년까지 1차 팹 2개를 가동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규제 리스크’ 넘어야 칩스법 완성…美 제조업 부활의 딜레마
두 회사의 엇갈린 행보는 미국 반도체 제조 부활 프로젝트가 직면한 복합적인 과제를 시사한다. TSMC 사례는 확실한 수요(AI)와 자본이 결합할 때 투자가 얼마나 신속히 집행될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반면 마이크론 사태는 미국 특유의 엄격한 환경 규제와 시민 사회의 견제가 대규모 제조업 투자에 만만치 않은 비용을 청구함을 보여준다.
보니타 시겔 지역 주민 단체 대표는 성명에서 "마이크론은 좋은 이웃이 돼야 하지만, 당국은 주민 보호를 위한 충분한 장치를 마련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는 단순한 보상을 넘어 지역 생태계 보전과 노동 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을 요구하는 목소리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론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세금 보조금만 200억 달러(약 29조 51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이번 소송이 ‘세금 지원’과 ‘사회적 책임’ 사이의 균형을 묻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환경 이슈가 단순한 지역 민원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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