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코인 쏠림 속 '원자재 슈퍼사이클' 도래… 실물 자산의 반란
"금값 5000달러 시대 온다"… 불확실성 증폭된 트럼프 2기, 현금·금속 비중 확대론 부상
"금값 5000달러 시대 온다"… 불확실성 증폭된 트럼프 2기, 현금·금속 비중 확대론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파이낸셜타임스(FT)가 지난 17일(현지시각) 공개한 '2025년 주식 투자 대회' 결과에 따르면, 영국 햄프셔의 농부 피터 램(Peter Lamb)이 은 채굴 기업에 집중 투자해 220%라는 압도적인 수익률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화려한 테크 주식에 매몰된 대다수 전문가와 개인 투자자를 따돌린 성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2기의 지정학적 불안 속에서 실물 자산 가치에 주목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환상 좇을 때 '광산' 팠다… 대중 이긴 소수의 통찰
2025년 시장의 승자는 단연 귀금속이었다. 1979년 이후 46년 만에 처음으로 은 1온스 가격이 배럴당 원유 가격을 추월했으며, 연말 기준 은 가격은 온스당 71.66달러(약 10만5700원)로 연초 대비 3배 이상 급등했다.
FT 투자 대회 우승자 피터 램은 이러한 흐름을 정확히 꿰뚫었다. 그는 대다수 참가자가 AI 칩 대장주인 엔비디아나 양자 컴퓨팅 테마에 몰두할 때, 프레스니요(Fresnillo)와 같은 은 채굴 기업 주식을 전량 매수하는 '올인' 전략을 폈다.
실제로 FT가 공개한 상위 투자자 포트폴리오 차트를 보면, 램이 선택한 프레스니요 주가는 연초 대비 400% 가까이 폭등했다. 램은 "금 가격이 먼저 오르면 역사적으로 은 가격이 뒤따라 오르는 경향이 있다"며 "은은 금보다 가격 변동성(베타)이 크기 때문에 상승장에서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자신의 자산도 은 채굴주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반면, 대중적인 선택은 엇갈린 결과를 낳았다. 대회 참가자 중 가장 많은 150명이 엔비디아를 매수해 50%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을 거뒀다. 팔란티어 역시 100% 넘게 상승하며 효자 노릇을 했다. 그러나 2024년의 영광을 재현하려 암호화폐 관련주인 '스트래티지'나 코인베이스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보았다.
'롱 테크, 숏 코인'이 정답… 섣부른 기술주 공매도는 참사
이번 대회 데이터는 2025년 시장의 명암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핵심은 '무엇을 사고(Long), 무엇을 팔았는가(Short)'였다.
승패를 가른 첫 번째 요인은 기술주 공매도의 실패다. 엔비디아 주가가 고점이라 판단하고 하락에 베팅(공매도)한 126명의 참가자는 주가가 55% 추가 상승하면서 치명적인 손실을 입었다. 시장을 주도하는 메가 트렌드에 섣불리 맞선 대가는 혹독했다.
2위를 차지한 마이런 수(Myron Su)는 AI와 양자 컴퓨팅의 성장세에 주목해 159%의 수익률을 올렸다. 그가 선택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215% 급등했고, 양자 컴퓨터 기업 디웨이브 퀀텀도 선전했다. 이는 원자재 강세장 속에서도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춘 테크 기업은 여전히 유효한 투자처임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2기 불확실성 지속… "금값 5000달러 시대 온다"
2025년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금융시장이 '롤러코스터'를 탄 해였다. 4월의 관세 공포에 따른 급락,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대통령의 압박, 이란 핵 시설 타격 등 대형 악재가 잇따랐다. 그럼에도 미국 S&P500 지수는 16.6% 상승했고, 신흥국 시장(MSCI EM) 지수는 34% 급등하며 선진국 상승률을 앞질렀다.
전문가들은 2026년에도 자산 시장의 고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 웰컴트러스트는 최근 연례 보고서에서 "현재 주식시장은 가격이 비싸다"고 평가하며, 주식 비중을 줄이고 현금 보유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우승자 램은 올해 역시 원자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실물 자산인 금속 가격의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금 가격은 온스당 5000달러를 무난히 돌파하고, 은 가격 상승 폭은 이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기일수록 맹목적인 기술주 추종이나 투기적 코인 매매를 지양하고, 거시경제 흐름에 부합하는 저평가 실물 자산이나 확실한 현금 창출 능력을 보유한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