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브라질이 자국의 희토류 매장량을 협상 카드로 활용해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이 장악해온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미국의 전략과 맞물리면서 최근 완화 국면에 접어든 양국 외교 관계 속에서 자원 협력이 핵심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FT는 브라질이 세계 2위 규모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개발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면서 이같은 잠재 자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관계 회복 과정에서 중요한 협상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희토류는 전기차와 드론, 레이저 유도 무기 등 첨단 산업과 군사 기술에 필수적인 전략 자원이다. 채굴과 정제 과정의 상당 부분은 중국이 지배하고 있으며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조치 이후 중국의 수출 통제에 대응해 대체 공급처 확보에 나서고 있다.
◇ 미·중 갈등 속 ‘브라질 카드’ 부상
FT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브라질이 유력한 협력 파트너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간 긴장 관계가 최근 완화 흐름을 보이면서 외교가와 산업계에서는 희토류 협정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
FT 브라질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기회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브라질 정부는 핵심 광물 분야 협상에 열려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중국 외 지역에서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광물 확보를 본격화하며 호주와 콩고민주공화국 등과 협력을 추진해왔다. 브라질 역시 이런 흐름 속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경쟁 구도도 존재한다. 지난주 리우데자네이루를 방문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브라질과 리튬과 니켈, 희토류 등 핵심 원자재 분야에서 공동 투자 협정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 외교 갈등 완화 이후 협력 물꼬
브라질 내 희토류 개발이 지연돼온 배경에는 자금 부족과 복잡한 행정 절차가 자리하고 있다. 정치 분석가들은 현재가 미국과 협력에 나서기 비교적 유리한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과 미국은 무역 관세와 제재 문제를 둘러싸고 외교적 갈등을 겪었다. 미국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과 관련된 사법 절차를 문제 삼아 브라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제재를 가했지만 룰라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쿠데타 모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양국은 정상 간 통화와 회담을 재개하며 관계 정상화에 나섰고 미국은 브라질 식품 일부에 대한 관세를 철회했으며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수사를 담당했던 브라질 대법관에 대한 제재도 해제했다.
◇ 자금 지원·개발 지연이 관건
FT는 희토류 관련 논의가 지난해 말 기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었지만 미국이 비공식적으로 관심을 표명해왔다고 전했다. 가브리엘 에스코바르 브라질 주재 미국대사 대리는 최근 브라질 광산업협회와 희토류 탐사 기업들과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미국 상무부와 브라질 통상부도 핵심 광물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워싱턴에서 열린 핵심 광물 관련 행사에는 양국 정부 관계자와 금융기관, 산업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미국은 브라질 희토류 사업에 대해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와 미국 수출입은행을 통한 자금 지원도 검토 중이다. DFC는 지난해 8월 브라질 고이아스주에 위치한 브라질 유일의 상업 생산 희토류 광산에 4억6500만 달러(약 6859억 원) 대출을 승인했다. 이 광산의 초기 생산물 상당량은 중국에 선판매됐지만 관련 계약은 올해 만료될 예정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의 약 60%, 정제 능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브라질은 세계 매장량의 약 23%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브라질이 ‘희토류 강국’으로 부상할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인허가 지연은 여전히 걸림돌로 지적된다. 실제로 이 광산 역시 생산에 들어가기까지 15년이 걸렸다.
브라질 통상부는 “희토류 협력 논의는 브라질과 미국 간 경제 대화의 일부”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