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묵은 규제 풀리자 ‘달러 확보’ 신호탄 쐈다
SOFR+0.6%p 조건 2000만 달러 조달… 기업 자금 지도 ‘지각변동’
SOFR+0.6%p 조건 2000만 달러 조달… 기업 자금 지도 ‘지각변동’
이미지 확대보기한국은행이 외화 유동성 공급을 늘리고자 관련 규제를 푼 이후 나온 첫 공모 사례다. 원화 약세가 길어지자 국내 기업들이 앉아서 환차손을 입는 대신, 국내에 있는 달러를 직접 조달하는 방식으로 생존 전략을 바꾼 ‘상징적 사건’으로 풀이된다.
현대카드는 19일(한국시간) 국내 채권시장에서 2000만 달러(약 294억 원) 규모의 김치본드 발행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김치본드는 국내 기업이 한국 안에서 원화가 아닌 외화(주로 달러)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이번 발행은 지난해 6월 한국은행이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증권 투자 제한을 14년 만에 해제한 조치 이후 처음 성사된 공모 발행이다.
미국 기준금리에 ‘0.6%p’만 더 얹었다… 안정성 입증
이번 채권의 발행 조건은 시장의 예상보다 유리하게 결정됐다. 만기는 1년이며, 여러 번 나눠 발행하지 않고 한 번에 전액을 조달하는 ‘단일 회차(Tranche)’ 방식을 택했다.
주목할 점은 금리다. 발행 금리는 미국 단기 기준금리의 척도인 ‘SOFR(소프)’에 60bp(1bp=0.01%포인트)를 더한 수준이다. 이는 현대카드가 미국 시장의 가장 기초적인 금리에 불과 0.6%포인트의 ‘웃돈’만 얹어주고 달러를 빌렸다는 의미다. 그만큼 시장에서 현대카드의 상환 능력을 높게 평가했다는 뜻이다. 이번 발행 실무는 키움증권이 총괄했다.
‘아시아 통화 최약체’ 원화, 기업 자금 전략 바꿨다
현대카드가 굳이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달러를 찾은 배경에는 심각한 원화 약세가 자리한다. 올해 들어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약 2.5% 떨어졌다. 이는 아시아 주요국 통화 중 가장 나쁜 성적표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전 자산인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폭증했고, 한국 투자자들마저 해외 주식 투자를 늘리며 원화를 팔아치운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해외로 나가 달러를 빌리면 막대한 환전 비용과 환율 변동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 반면 김치본드는 국내에 묶여 있는 달러 자금을 활용하기 때문에 환율 리스크를 줄이면서 안정적으로 외화를 확보할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공식 성명에서 “안정적인 유동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김치본드 발행을 추진했다”며 “자금 조달 창구를 다각화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14년 만에 열린 빗장, 기업 자금 숨통 트이나
금융 시장은 이번 발행을 예의주시한다. 김치본드 시장은 과거 금융 당국이 “기업들이 무분별하게 외화를 빌려 쓴다”며 규제한 탓에 오랫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한국은행이 시장에 달러가 돌지 않는 ‘돈맥경화’를 우려해 14년 묵은 빗장을 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대카드의 이번 성공이 다른 기업들에도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본다. 고환율 기조가 당분간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큰 만큼, 외화가 급한 기업들이 굳이 비싼 비용을 치르며 해외로 나가는 대신 국내 김치본드 시장으로 눈을 돌릴 유인이 충분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화 약세가 계속된다면 환율 손실을 피하려는 기업들의 김치본드 발행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번 사례는 사실상 멈춰있던 국내 외화 채권 시장을 다시 뛰게 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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