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휩쓴 중국 로봇, 부품 자립 80%로 ‘가격 파괴’ 주도
중동 ‘오일머니’ 쓸어담으며 연 32% 고속 성장… 글로벌 표준 장악
전문가들 “하드웨어 승부 끝났다… 뇌(Brain)에 해당하는 지능형 SW 선점이 살길”
중동 ‘오일머니’ 쓸어담으며 연 32% 고속 성장… 글로벌 표준 장악
전문가들 “하드웨어 승부 끝났다… 뇌(Brain)에 해당하는 지능형 SW 선점이 살길”
이미지 확대보기중국 테크 전문 매체 36게이(36Kr)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가 19일(현지시각)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핵심 부품 국산화율을 80%까지 끌어올린 제조 경쟁력으로 중동 등 신흥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에 한국 로봇 산업이 단순 하드웨어 양산 경쟁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초격차’ 전략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CES 2026은 중국 독무대… “전시품까지 웃돈 주고 사갔다”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은 중국 로봇의 독무대였다. 참가한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약 40곳 가운데 절반인 20여 곳이 중국 기업이었다. 이들은 단순한 물량 공세를 넘어 실질적인 상업적 성과를 증명했다.
중국 로봇 기업 액셀러레이션 에볼루션이 선보인 지능형 로봇 ‘부스터 K1’은 현장에서 전시 물량이 모두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 업체 관계자는 지난 19일 36Kr와 인터뷰에서 "이미 해외 시장 비중이 40%를 넘었고, 지금까지 전 세계에 로봇 1000여 대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감성 교감 로봇 '로비(lovi)'를 내놓은 통신즈반(LOVEAXI)의 옌진 최고경영자(CEO)도 성과를 강조했다. 옌진 CEO는 "박람회 기간 아마존 북미 플랫폼에 제품을 동시 출시했는데 현장 체험객 주문이 폭주했다"며 "세계 20여 개국에 진출해 각국 문화에 맞춘 현지화 전략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품 독립’이 만든 가격 혁명… 중동 ‘오일머니’ 블랙홀
중국 로봇의 파죽지세는 탄탄한 공급망 수직 계열화에서 나온다. 로봇 구동의 핵심인 관절 모듈, 감속기, 서보 시스템의 중국 내 국산화율은 이미 80%를 돌파했다. 핵심 부품을 직접 생산해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납기 속도를 높이는 구조를 완성한 것이다.
실제 로봇 관절 모듈 기업 ‘링즈 타임즈’는 지난해에만 모듈 10만 개 이상을 출하하며 수익성을 입증했다. 가오궁로봇산업연구소는 지난해 1만 8000대였던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이 올해 6만 대를 훌쩍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불과 1년 만에 시장 규모가 3배 이상 커지는 폭발적 성장세다.
이러한 가격 경쟁력은 자금력이 풍부한 중동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탈(脫)석유 산업 구조 전환을 위해 로봇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중동 로봇 시장은 해마다 32%씩 성장 중이다. 아부다비의 한 로봇 유통 책임자는 “중동은 신기술 수용이 빠른데, 중국 로봇은 압도적인 가성비와 빠른 납품 속도를 앞세워 시장을 선점했다”고 분석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규모가 2035년 약 3000억 위안(약 63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韓, 하드웨어 대결은 필패(必敗)… “지능형 SW로 판 흔들어야”
중국의 ‘로봇 굴기’는 한국 산업계에 강력한 경고음이자 체질 개선을 요구하는 신호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이 압도적인 생산 능력(Capa)과 가격 경쟁력으로 밀고 들어오는 상황에서, 한국이 똑같이 하드웨어 물량으로 맞서는 것은 승산이 없다고 진단한다.
증권가에서는 중국이 부품 공급망 전체를 수직 계열화해 매우 위협적인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단순 제조 능력으로는 중국을 따돌리기 어렵다고 냉정하게 지적한다.
이에 대응해 국내 기업은 인공지능(AI) 정밀 제어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기술 격차를 벌려야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현대차그룹의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구글 딥마인드와 손잡고 기술 고도화에 나선 사례가 대표적인 해법으로 꼽힌다.
로봇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와 전략적으로 제휴해 하드웨어가 아닌 지능형 로봇 생태계(Ecosystem)를 먼저 장악해야 한다”며 “정부도 정밀 부품 국산화를 지원하는 동시에, 실제 현장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 완화와 실증단지 확대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