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포럼서 '물리적 AI'로 소프트웨어 시대 뛰어넘기 제시
로봇 공학 투자 265억 달러 사상 최대...VC 자금 1000억 달러 몰려
데이터센터 전력 2030년 2배 급증 전망...유럽 에너지 비용 세계 최고 수준
로봇 공학 투자 265억 달러 사상 최대...VC 자금 1000억 달러 몰려
데이터센터 전력 2030년 2배 급증 전망...유럽 에너지 비용 세계 최고 수준
이미지 확대보기황 CEO는 이날 블랙록 래리 핑크 CEO와 대담에서 "유럽은 강력한 산업 제조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산업 역량과 제조 능력을 AI와 결합하면 물리적 AI, 즉 로봇 공학의 세계로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구축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유럽 제조 강국들, 로봇 공학으로 반격 나서
황 CEO는 유럽이 과거 소프트웨어 시대에는 미국에 주도권을 내줬지만 이제 정밀 제조 공정이라는 강점으로 이를 극복할 시점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AI는 코드를 작성하는 게 아니라 가르치는 것"이라며 "유럽이 일찍 이 분야에 진입해 강력한 산업 제조 능력을 AI와 융합하면 물리적 AI나 로봇 공학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럽 산업 기업들은 이미 로봇 공학 시장에 적극 진출했다. 독일 지멘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셰플러와 스웨덴 볼보 등은 지난해 로봇 공학 전문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거나 관련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이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해 9월 회사 가치의 80%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의 AI 부문인 딥마인드는 지난해 로봇 전용 AI 모델을 선보였으며, 엔비디아는 지난해 3월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과 물리적 AI 분야 협력을 시작했다.
기업 분석 플랫폼 딜룸에 따르면 지난해 로봇 공학 분야의 투자 유치 금액은 265억 달러(약 38조 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황 CEO는 지난해가 "벤처캐피탈 투자 역사상 최대 규모 중 하나"였으며 "1000억 달러(약 146조 원) 이상이 전 세계에 투자됐고 대부분 AI 전문 기업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에너지 공급 확보 없이는 AI 인프라 구축 불가능
황 CEO는 로봇 산업의 기회를 잡기 위해 유럽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꼽았다. 그는 "유럽이 AI 기회를 실현하려면 에너지 공급 문제를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며 "에너지가 확보돼야 인프라 층에 투자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풍부한 AI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유럽은 세계에서 에너지 비용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역시 지난 20일 다보스 포럼에서 "에너지 비용이 각국의 AI 경쟁 승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며 "어느 곳에서든 국내총생산(GDP) 성장은 AI 사용에서 나오는 에너지 비용과 직접 연관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이 유럽 전역에 AI 인프라를 구축하려 하고 있지만, 제한된 에너지 공급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 평가다. 황 CEO는 현재 상황을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프라 구축이 시작된 단계"라고 정의했다. 그는 "우리는 이제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시작했을 뿐이며 앞으로 구축해야 할 인프라 규모는 수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봇 공학의 부상은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전 세계 산업 지형을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동력 부족 문제와 생산성 저하를 겪고 있는 유럽 제조 현장에서 AI 로봇은 필수적 대안으로 떠올랐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를 탄소 중립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에너지 효율 지침을 마련했지만, 인프라 구축 속도에 비해 에너지 공급 확대와 전력망 효율화 작업이 더디다는 점은 위험 요소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AI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 기술이 다음 단계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