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0억 원 대출 1년새 5번 연장…품질 문제로 공장 폐쇄
3900억 원 투자했지만 장부가 350억 원…"추가 자금 조달 불가피"
3900억 원 투자했지만 장부가 350억 원…"추가 자금 조달 불가피"
이미지 확대보기트레이딩뷰는 26일(현지시각) REC실리콘이 한화인터내셔널과 맺은 단기 대출 만기를 2027년 1월 24일로 연장하는 다섯 번째 조건 수정을 했다고 전했다. 이번 연장은 지난해 1월 24일 처음 체결된 대출에 대한 다섯 번째 수정이다. 앞서 지난해 2월 5일, 7월 18일, 8월 11일, 9월 3일에 이어 1년 새 조건을 다섯 차례 바꿨다.
REC실리콘은 이날 공시를 통해 "올해 채무 상환과 예상 운영현금 흐름 수요를 충족할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지 못했다"며 "최대주주 한화의 지속 지원이나 추가 자본 없이는 운영이 어렵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대출 외에도 한화나 다른 자본 출처에서 추가 자금조달이 곧 필요하지만, 아직 확정되거나 보장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품질 불량으로 모세스레이크 공장 폐쇄
REC실리콘의 재정 위기는 미국 워싱턴주 모세스레이크 폴리실리콘 공장 폐쇄에서 비롯했다. 회사는 지난해 말 생산한 폴리실리콘이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자 한화솔루션 자회사인 큐셀스와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모세스레이크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한화그룹은 2022년 미국 태양광 밸류체인 확보를 위해 REC실리콘 지분을 대거 인수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분 21.34%를, ㈜한화는 12%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당시 총 투자금은 약 3900억원에 이르렀다.
모세스레이크 공장은 연산 1만8000t 규모로, 수력 발전을 활용해 탄소 배출을 줄인 저탄소 폴리실리콘 생산이 가능한 시설이었다. 그러나 2019년 중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로 첫 가동 중단을 겪었고, 한화 투자로 재가동했지만 품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1년 만에 다시 멈췄다.
증권가에서는 REC실리콘이 채택한 유동층 반응기(FBR) 공법이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FBR 공법은 폴리실리콘을 알갱이 형태로 생산해 전력 절감 효과가 있지만, 알갱이에 이물질이 붙기 쉬워 고순도 구현에 어려움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투자금 3900억 원이 350억 원으로 급감
한화그룹의 REC실리콘 투자는 막대한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올해 3월 말 기준 REC실리콘 장부가를 175 억원으로 집계했다. 투자금 2423억 원의 7.22%만 남은 것이다. ㈜한화도 투자금 1368억 원 가운데 12.6%인 173억원만 장부에 남아 있다.
한화는 지난해 REC실리콘을 완전 자회사로 만들기 위해 공개 매수를 제안했지만,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소액주주들은 한화가 제시한 주당 2.2크로네(약 320원)가 헐값이라며 반대했다. 일부 주주들은 한화가 의도적으로 공급 계약을 해지해 회사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한화의 REC실리콘 투자를 실패 사례로 꼽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공법 문제로 가동을 중단했던 공장을 인수한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같은 공법을 고수해 작년 초 완공했다가 1년 만에 또 가동을 멈췄다"고 지적했다.
REC실리콘은 미국 몬태나주 뷰트에서 반도체용 폴리실리콘과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공장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모세스레이크 공장 폐쇄로 매출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추가 자금조달 없이는 사업 지속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