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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산 관세 25% 인상 기습 발표... 한미 무역 합의 '파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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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산 관세 25% 인상 기습 발표... 한미 무역 합의 '파기' 위기?

지난해 15% 인하 합의 무력화... "한국 국회, 투자 특별법 처리 지연" 노골적 불만
자동차·반도체·조선업계 '트럼프 리스크' 직격탄... 3,500억 달러 투자 계획 안갯속
산업부 장관 미 상무부 긴급 방문... 2월 20일 미 대법원 관세 권한 판결이 최대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 무역 합의 법안 처리 지연을 이유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위협하며 한미 통상 관계에 거센 파고를 예고했다.

27(현지시간) 블룸버그와 CBS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동차와 목재, 의약품을 포함한 한국산 제품 전반에 대해 현행 15%인 관세율을 다시 25%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7월 양국 정상이 합의한 관세 인하 조치를 정면으로 뒤집는 결정으로, 우리 정부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미국으로 긴급 파견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대응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트럼프 "한국 국회 약속 미이행"... 10%p 추가 '관세 폭탄' 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의 원인이 한국 입법부의 태도에 있다고 화살을 돌렸다. 그는 SNS 게시글에서 "한국 국회는 미국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우리는 합의에 따라 관세를 신속히 낮췄으나 거래 상대방인 한국은 똑같이 행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갈등의 핵심은 '대미 전략 투자 특별법'의 국회 계류다. 이 법안은 지난해 한미 무역 합의에 따라 한국 정부가 약속한 대규모 대미 투자를 이행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11월 말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이에 따라 미국은 자동차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소급 인하한 바 있다. 그러나 허영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수석부의장은 지난해 1126"국익 침해 조항을 철저히 검토해야 한다"며 신속 처리 절차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바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수위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반도체·조선 직격탄... "수출 전선에 짙은 먹구름"


관세가 25%로 현실화할 경우 우리 주력 산업은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와 차세대 핵심인 AI 반도체 분야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2024년 기준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약 342억 달러(496500억 원),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북미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3사의 2024년 총 대미 수출량은 약 148만 대에 달해, 10%p 관세 인상은 곧 가격 경쟁력 상실로 이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상호 관세'를 언급함에 따라 엔비디아 등에 공급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AI 가속기 부품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관세 25% 확정 시 국내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20% 감소할 것으로 분석한다.

한국 조선업계는 미국 내 조선소 재건 등에 1,500억 달러(217조 원) 투자를 약속하며 핵추진 잠수함 기술 지원 등 '안보-경제 빅딜'을 추진해 왔다. 이번 관세 위협은 이러한 전략적 협력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730일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한 내용에는 한국이 반도체, 조선, 바이오 등 미국의 주요 산업 분야에 3500억 달러(507조 원)를 투자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미국 측이 관세 인상을 강행할 경우 이러한 대규모 투자 계획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미 대법원 판결이 분수령... "220일 결과에 세계가 주목"


우리 정부는 정책실장을 중심으로 관계 부처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역대 최대인 720억 달러(1045300억 원)의 자동차 수출액을 기록하며 미국 시장에서 선전했으나, 이번 관세 리스크로 성장세가 꺾일 위기에 처했다.

이번 위협의 실제 집행 여부는 미국 사법부의 판단에 달려 있다. 미국 연방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국가별 관세의 위법성 여부를 심리 중이다. 오는 220일로 예정된 대법원 판결에서 대통령의 관세 권한이 제한될 경우 이번 인상안은 동력을 잃을 수 있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판결 결과와 상관없이 다른 행정 권한을 동원할 것이라는 해석이 우세해, 한미 간 통상 마찰은 당분간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