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값 하루새 31% 폭락, 46년 만에 최대 낙폭 기록하며 온스당 85달러선 후퇴
실물 가격 하락에도 채굴 원가는 20달러대 유지... 기업 이익률은 여전히 역대 최고 수준
씨티그룹 "온스당 150달러까지 상승 여력", 공급 부족 2억 온스 달해 장기 강세론 우세
실물 가격 하락에도 채굴 원가는 20달러대 유지... 기업 이익률은 여전히 역대 최고 수준
씨티그룹 "온스당 150달러까지 상승 여력", 공급 부족 2억 온스 달해 장기 강세론 우세
이미지 확대보기실물 가격은 온스당 100달러(약 14만5100원)를 돌파하며 과열 양상을 보였으나, 산업용 수요 증가와 연간 2억 온스에 달하는 공급 부족이라는 기초 체력(펀더멘털)은 여전히 탄탄하기 때문이다.
역사적 폭락 기록한 은, ‘거품 붕괴’인가 ‘건전한 조정’인가
최근 은 시장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지난 29일까지 올해에만 약 50% 급등하며 온스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장중 한때 120달러(약 17만4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30일 은 가격은 전날 대비 31% 떨어진 온스당 85달러(약 12만3000원)로 장을 마쳤다. 이는 1980년 시장 독점을 노렸던 헌트 형제의 시도가 무산됐을 때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은 채굴 상장지수펀드(ETF)인 '글로벌 X 실버 마이너스(SIL)' 역시 14% 하락하며 동반 약세를 보였다.
이번 급락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인플레이션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의 케빈 워시를 지명했다는 소식이 결정타였다. 워시 지명자가 금리와 물가 잡기에 강경하게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달러 가치 하락에 베팅했던 ‘화폐 가치 하락(Debasement) 거래’ 물량이 쏟아져 나온 것이다.
공급 부족 2억 온스·아시아 수요 폭증…채굴 기업 수익성은 ‘맑음’
단기 충격에도 전문가들이 은 채굴 기업을 긍정적으로 보는 근거는 명확하다. 첫째는 수급 불균형이다. 현재 전 세계 은 시장은 연간 약 2억 온스의 공급 부족 상태다. 이는 전체 수요의 20%에 이르는 규모다. 둘째는 산업용 수요의 폭발적 증가다. 태양광 패널 제작 비용에서 은이 차지하는 비중은 2년 전 5%에서 현재 30%까지 높아졌다.
셋째는 채굴 기업의 압도적인 수익 구조다. 주요 은 채굴 기업의 평균 총유지비용(AISC)은 온스당 20~25달러(약 2만 9000~3만 6000원) 수준이다. 은값이 85달러까지 떨어졌어도 여전히 채굴 원가의 3~4배가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TD 코웬의 웨인 램 귀금속 분석가는 “은 채굴 기업들이 창출하는 현금 흐름은 과거에 볼 수 없었던 수준”이라며 “실물 은 가격이 하락할 때 광산 주식들이 오히려 가격 방어력이 높다”고 분석했다.
주요 종목 분석, ‘세계 최대’ 프레스닐로와 ‘북미 강자’ 헤클라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핵심 기업으로는 프레스닐로(Fresnillo)와 헤클라 마이닝(Hecla Mining)이 꼽힌다. 멕시코에 기반을 둔 프레스닐로는 세계 최대 은 생산 기업으로 올해 약 4400만 온스의 은을 생산할 계획이다. JP모건의 패트릭 존스 분석가는 “금값이 온스당 5000달러(약 725만 원), 은값이 100달러(약 14만5000원)를 유지한다면 프레스닐로의 가치는 현재보다 60% 이상 오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캐나다 등 안전한 지역에 광산을 보유한 헤클라 마이닝도 유망하다. 헤클라는 전체 매출의 50%가 은에서 발생해 가격 민감도가 높으면서도 비용 관리가 철저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로버트 크르크마로프 헤클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투자자 설명회에서 “자산 등급이 높고 비용이 낮은 광산을 보유하고 있어 기초 체력이 매우 훌륭하다”고 강조했다.
맥스 레이턴 씨티그룹 분석팀장은 “은은 '스테로이드를 맞은 금'처럼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금값이 오르면 은값도 같이 오른다. 그런데 은은 금보다 시장 규모가 작아서 돈이 조금만 몰려도 가격이 훨씬 더 가파르게 튀어 오른다. 반대로 떨어질 때도 금보다 훨씬 무섭게 떨어진다. 즉, 금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되 그 힘과 속도가 훨씬 강력하다는 의미다. 그는 “은은 금 대비 상대적 가격이 역사적 수준으로 비싸질 때까지 강세가 이어질 것이며, 단기적으로 온스당 150달러(약 21만 7600원)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금과 은의 가격 비율(Gold/Silver Ratio)이 최근 45까지 떨어졌다가 폭락 직후 55 수준으로 회복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지난 50년 평균치인 65보다 여전히 낮지만, 이번 조정이 지나친 과열을 식히는 과정이라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은 시장의 변동성은 금보다 훨씬 크다. 하지만 연방 부채 증가와 달러 가치 하락에 대비하려는 자산가들에게 은 채굴 기업은 배당 수익과 자산 가치 상승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