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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비 급등에 글로벌 공급망 ‘균열’…26년 컴퓨터·전기기계·운송장비 가격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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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비 급등에 글로벌 공급망 ‘균열’…26년 컴퓨터·전기기계·운송장비 가격 압박

CIPS “해운·물류 비용 수주 만에 20~30% 변동…기업·소비자 인플레 전이 불가피”
미중 갈등·관세·지정학 리스크 겹쳐 조달 불안 2년 만에 최고 수준
2025년 8월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서 화물 컨테이너들을 선적하고 있는 화물선들의 모습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8월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항구에서 화물 컨테이너들을 선적하고 있는 화물선들의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글로벌 해운과 물류 비용이 다시 급등하면서 세계 공급망에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비용 상승이 컴퓨터와 전기기계, 운송장비 등 핵심 제조품 가격을 끌어올리며 2026년 전반에 걸쳐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안은 지난 2월 1일 ‘운송 비용이 급등함에 따라 소비재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업계 단체가 밝혔다’는 제하의 보도를 통해, 국제 해운과 물류 비용이 불과 몇 주 사이에 20%에서 30%까지 급변하면서 기업들의 조달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수주 만에 20~30% 출렁이는 해운 비용


영국의 조달·공급망 전문가 단체인 CIPS는 최근 글로벌 운송 비용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오르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상 운임과 물류 비용이 몇 주 사이 20~30%씩 변동하는 상황은 기업들이 원가를 예측하고 계약을 유지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주고 있다.

특히 아시아에서 유럽과 북미로 향하는 주요 항로에서 운송비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이는 원자재와 중간재 조달 비용을 즉각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이러한 비용 증가는 결국 완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컴퓨터·전기기계·운송장비 가격 압박


운송비 급등의 영향은 가격 민감도가 높은 산업에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컴퓨터와 전기기계, 자동차와 같은 운송장비는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물류 비용 변화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CIPS는 이들 제품의 경우 부품 조달부터 최종 조립까지 여러 국가를 거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운송비 상승이 누적될 경우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기업들이 비용 상승분을 흡수할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가격 전가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중 갈등과 지정학 리스크의 중첩


가디안은 최근의 운송비 급등이 단순한 물류 문제를 넘어 지정학적 요인과 맞물려 있다고 전했다. 미중 갈등과 관세 문제, 중동과 홍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글로벌 조달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CIPS가 집계한 조달 불안 지표는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기업들은 특정 지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대체 경로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플레이션 전이와 정책 부담


운송비와 조달 비용 상승은 기업 차원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 물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CIPS는 해운과 물류 비용 상승이 이미 일부 산업에서 가격 인상 압력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 흐름이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디안은 이러한 상황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모두에서 대응 여지가 좁아질 수 있으며, 기업과 소비자 모두 비용 상승의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