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ABB 로봇 부문 54억 달러에 인수… 글로벌 ‘빅4’ 지형 재편
파나크·야스카와, ‘폐쇄성’ 버리고 엔비디아 등과 손잡으며 오픈소스·협력 체제로 전환
파나크·야스카와, ‘폐쇄성’ 버리고 엔비디아 등과 손잡으며 오픈소스·협력 체제로 전환
이미지 확대보기자체 기술 고수라는 폐쇄적 전략에서 탈피해 글로벌 빅테크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소프트웨어를 개방하는 등 '개방형 혁신'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모습이다.
3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일본 로봇 업계는 생성형 AI와 로봇공학의 융합을 뜻하는 물리적 AI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유례없는 합병과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 소프트뱅크의 승부수: ABB 인수로 하드웨어와 AI의 ‘화학적 결합’ 시도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그룹은 지난해 10월, 스위스 ABB의 로봇 사업 부문을 53억8000만 달러(약 7조2000억 원)에 인수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ABB는 일본의화낙, 야스카와전기, 독일의 쿠카(KUKA)와 함께 세계 4대 산업용 로봇 기업으로 꼽히는 거물이다.
손 회장은 "세계적 수준의 로봇 기술을 소프트뱅크의 AI 비전과 통합하여 인류의 진화를 이끌 것"이라고 선언했다.
소프트뱅크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투자 경험과 노르웨이의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1X' 등 자사 포트폴리오에 있는 20여 개 AI 로봇 스타트업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ABB의 강력한 하드웨어 인프라(출하량 50만 대 이상)에 이식하여, 테슬라 등 신흥 강자들에 맞설 계획이다.
◇ 화낙·야스카와의 변신: “세상의 지혜를 로봇에 담다”
과거 정밀 제어 기술을 무기로 폐쇄적인 생태계를 유지했던 전통 강자들도 문을 열고 있다.
이제 전 세계 AI 엔지니어들은 화낙 로봇용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고 가상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되었다. 야마구치 켄지 CEO는 "전 세계의 지혜를 로봇에 통합할 것"이라며 변화의 의지를 보였다.
야스카와는 소프트뱅크(통신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병원, 사무실 등 상업 시설에서 근무하는 로봇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또한, 엔비디아, 후지쯔와 3자 협력을 검토하며 수술 기구 세척이나 폭발물 삽입 같은 복잡한 물리적 작업을 수행하는 AI 로봇의 실용화를 추진 중이다.
◇ 데이터 경쟁으로 바뀐 전장… 일본의 점유율 회복 관건
1980년대 세계 로봇 시장의 80%를 장악한 일본 기업들은 2024년 기준 점유율이 40%까지 하락한 상태다.
하드웨어의 정밀도보다는 로봇이 작동하는 환경에서 수집되는 '데이터의 양과 질'이 경쟁의 핵심이 되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옵티머스(Optimus)나 중국 유니트리(Unitree) 등 데이터 기반의 민첩한 스타트업들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PwC 컨설팅의 세가와 유시 파트너는 "미국의 AI 스타트업들은 빅테크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수혈받으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일본 기업들이 외부와의 협력을 혁신의 기폭제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로봇 기업들은 이제 모터 기술 전문성을 바탕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외부 전문가들과 약 100건 이상의 개념 증명(PoC)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하드웨어와 AI 소프트웨어 간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