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의 구조적 우위를 단기간에 뒤집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리튬·코발트·흑연·망간·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채굴과 정제·가공 전반에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관련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이 같은 우위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
◇ 핵심 광물, 왜 중요한가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산업과 안보에 필수적인 약 50개 안팎의 금속과 광물을 ‘핵심 광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리튬·코발트·희토류는 전기차 배터리와 전자·자기·광학 부품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자원으로 탄소 감축을 위한 인프라 구축은 물론 군사용 통신장비와 반도체 생산에도 폭넓게 쓰인다.
문제는 이들 광물이 전 세계에 매장돼 있음에도 실제로 산업에 쓰일 수 있는 형태로 정제·가공하는 과정이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환경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가치사슬의 핵심을 장악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 희토류 정제·가공에서 중국 우위
희토류의 경우 중국의 전체 공급 비중은 지난 10여 년간 다소 낮아졌지만 정제와 가공 부문에서는 여전히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수출 통제 대상이 된 중희토류는 중국 외 지역에서 대체 공급처를 찾기 어렵다. 2025년 이전까지 전 세계 희토류 자석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됐다.
구리와 니켈처럼 상대적으로 매장량이 많은 금속도 수요 급증으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EU는 2023년 처음으로 구리·니켈을 핵심 원자재로 분류했다. 중국은 코발트와 니켈 정제에서도 최대 생산국으로 콩고민주공화국과 인도네시아 등 자원 부국의 광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왔다.
◇ ‘자원 무기화’ 경험한 서방의 경계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의존도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단순한 경제 논리를 넘어선다는 지적이다. 단일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정전이나 전염병, 사회불안뿐 아니라 외교·통상 갈등 시 공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희토류 공급 통제 카드를 활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 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했다.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공세 직후 중국이 7종의 희토류에 수출 통제를 적용하면서 글로벌 제조업계에 충격이 확산됐다. 이후 양국은 1년짜리 무역 휴전에 합의했고, 중국은 추가적인 강력 조치를 유보했다.
◇ 미국·유럽의 대응, 그러나 한계
미국은 자국 내 광산과 정제 시설에 직접 투자하고 브라질과 호주 등 해외 프로젝트에 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핵심 광물 동맹 구축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략 비축유에 준하는 핵심 광물 비축을 위해 120억 달러(약 1조7520억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할 계획도 내놨다.
EU도 ‘리소스유럽’ 계획을 통해 올해 약 30억 유로(약 5조1900억 원)를 투입해 중국산 원자재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인도 역시 자국 내 자원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노력이 단기간에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본다. 중희토류와 자석처럼 기술과 경험이 축적된 분야에서는 중국의 우위를 대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이 원산지 국가에서도 이미 강력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AI와 전기차 시대에 핵심 광물은 전략 자산으로 부상했지만 중국의 공급망 장악력은 단순한 생산량 문제가 아니라 수십 년간 축적된 산업구조의 결과”라며 “이를 깨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