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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공백 틈타 국제질서 재편 시동…다자외교·선별적 리더십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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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 공백 틈타 국제질서 재편 시동…다자외교·선별적 리더십 강화

미국 66개 국제기구 이탈 속 ‘다극 질서’ 담론 확산…글로벌 사우스·표결 연대 확대
패권 대체보다 영향력 축소가 목표…아시아·대만·남중국해에 전략 집중
영국 스타머 총리가 1월 2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스타머 총리가 1월 2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났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약화되는 틈을 타 중국이 국제질서 재편을 향한 외교적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은 기존 질서를 전면적으로 대체하기보다는, 미국의 영향력이 빠져나간 공간을 선별적으로 메우며 다자외교와 지역 중심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독일의 공영 국제방송인 도이치벨레(DW)가 지난 2월2일 ‘중국의 세계 질서 재편 구상’이라는 제하의 스페인어로 된 보도를 통해, 중국은 미국의 국제기구 이탈과 외교적 후퇴를 기회로 삼아 자국의 영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공백 속에서 부상한 중국의 외교 공간


동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수년간 유엔 산하 기구와 국제 협약 등 최소 66개의 국제기구와 다자 틀에서 탈퇴하거나 사실상 참여를 중단했다. 이로 인해 국제 규범 형성과 표결 구조에서 공백이 발생했고, 중국은 이 공간을 활용해 다자기구 내 발언권과 영향력을 늘리고 있다. 중국은 유엔과 세계보건기구, 개발 관련 기구에서 인적 네트워크와 재정 기여를 확대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다극 질서’ 담론과 글로벌 사우스 연대


중국은 외교 담론에서도 ‘다극 질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는 미국 중심의 단극 체제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라기보다, 미국의 상대적 영향력 축소를 기정사실화하며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묶는 전략적 언어에 가깝다. 중국은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국제기구 표결에서 연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패권 대체 아닌 영향력 재배치 전략


도이치벨레는 중국의 목표가 미국을 완전히 대체하는 패권국이 되는 데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대신 중국은 미국이 더 이상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영역에서 영향력을 축적하고,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외교 무대를 선별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는 전면적 글로벌 리더십보다 제한적이지만 지속 가능한 영향력 확보를 중시하는 접근으로 평가된다.

아시아 중심 전략과 민감 지역 관리


중국의 전략적 초점은 여전히 아시아에 맞춰져 있다. 대만 문제, 남중국해, 역내 안보 질서가 핵심이다. 중국은 국제무대에서의 외교적 영향력 확대를 통해 이들 지역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을 분산시키거나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 하고 있다. 동시에 경제 협력과 외교 지원을 결합해 주변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도이치벨레는 중국의 이 같은 행보가 단기간에 국제질서를 뒤집기보다는, 미국의 후퇴로 생긴 균열을 차분히 메우는 과정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선택과 대응에 따라 이 같은 재편 움직임의 속도와 범위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동 매체의 전망이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