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러시아 정찰용 위성이 유럽의 핵심 통신위성 최소 12기의 통신을 가로챘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을 유럽 안보 당국자들이 내놨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같은 활동은 위성에 전송되는 민감한 정보 유출뿐 아니라 위성 궤도 조작이나 충돌로 이어질 위험까지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FT에 따르면 러시아 위성의 이같은 움직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서방과의 긴장이 고조된 지난 3년간 더욱 빈번해졌다. 서방의 군·민간 우주 당국은 러시아의 루치-1과 루치-2 두 기체가 궤도상에서 반복적으로 의심스러운 기동을 해온 점을 수년간 추적해왔다고 FT는 전했다.
이들 위성은 지상 약 3만5000km 상공의 정지궤도에서 운용되는 유럽의 주요 통신위성에 위험할 정도로 근접 비행을 해왔고 영국을 포함한 유럽 전역과 아프리카, 중동 일부 지역을 서비스하는 위성들이 대상에 포함됐다. 궤도 자료와 지상 망원경 관측 결과를 보면 이들 러시아 위성은 특정 위성 인근에 수주에서 수개월간 머무르기도 했으며 2023년 발사된 루치-2는 지금까지 유럽 위성 17기에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하엘 트라우트 독일 연방군 우주사령부 사령관은 FT와 인터뷰에서 루치 위성들이 서방 통신위성 근처에 머무르며 신호정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 유럽 정보 당국 고위 관계자는 이들 위성이 지상국에서 위성으로 전송되는 데이터 빔의 좁은 범위 안으로 들어가 정보를 수집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상당수 유럽 위성이 오래전에 발사돼 고도화된 암호화 기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위성 운용을 지시하는 명령 데이터가 암호화되지 않은 채 전송되는 경우가 있고 적대 세력이 이를 기록할 경우 향후 간섭이나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같은 우주 공간에서의 기동은 러시아가 유럽에서 해저 통신·전력 케이블 훼손과 같은 하이브리드 전술을 강화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정보·군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이같은 파괴적 활동을 우주로까지 확장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9월 연설에서 “위성 네트워크는 현대 사회의 아킬레스건”이라며 “이를 공격하면 국가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의 활동은 우주를 포함해 우리 모두에게 근본적인 위협”이라고 말했다.
루치-1과 루치-2가 접근한 유럽 위성은 위성방송 같은 민간 용도가 주를 이루지만 정부와 일부 군 통신도 함께 탑재하고 있다. 유럽 정보 당국자는 이들 러시아 위성이 직접 위성을 파괴하거나 교란할 능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위성 시스템을 어떻게 방해할 수 있는지에 관한 방대한 정보를 축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트라우트 사령관은 루치 위성들이 위성과 지상 관제소를 잇는 명령 링크를 가로챘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보가 있으면 지상 관제소를 가장해 위성의 자세 제어용 추력기에 허위 명령을 보내 궤도를 이탈시키거나 충돌을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 우주 추적업체 슬링샷 에어로스페이스의 벨린다 마샹 최고과학책임자는 루치-2가 현재 인텔샛39 위성 인근에서 근접 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위성은 유럽과 아프리카를 서비스하는 대형 정지궤도 위성이다. 프랑스 위성 추적업체 알도리아의 노르베르 푸쟁 수석 궤도 분석가는 루치 위성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기반 사업자의 위성군을 반복적으로 방문해 명확한 목적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루치-1은 최근 고장 가능성도 제기됐다. 지난달 30일 지상 망원경 관측에서 위성에서 가스 분출로 보이는 현상이 포착됐고 이후 일부 파편화와 회전이 관측됐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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