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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법원, 삼성전자 등 수출기업에 '42조 원대 세금 폭탄' 길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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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법원, 삼성전자 등 수출기업에 '42조 원대 세금 폭탄' 길 열었다

20년 유지된 '가상수출' 부가세 면제 뒤집고 5년 치 소급 과세 추진
삼성전자 5,660억 원대 추징 위기... '합법 절세'를 '탈세'로 규정한 정치 판결 논란
'그루포 살리나스' 판결 선례 악재... 기아·현대모비스 등 韓 기업들 직격탄
멕시코 국가대법원(SCJN)이 현지 진출 수출 기업들에 불리한 조세 판결 선례를 남기면서,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제조사들이 수십조 원 규모의 세금 추징 위기에 직면했다.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멕시코 국가대법원(SCJN)이 현지 진출 수출 기업들에 불리한 조세 판결 선례를 남기면서,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제조사들이 수십조 원 규모의 세금 추징 위기에 직면했다.이미지=제미나이3
멕시코 국가대법원(SCJN)이 현지 진출 수출 기업들에 불리한 조세 판결 선례를 남기면서,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제조사들이 수십조 원 규모의 세금 추징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4(현지시간) 현지 매체 '라 팔라브라 델 카리베' 등에 따르면, 멕시코 대법원은 최근 '그루포 살리나스' 사건에서 세무 당국의 손을 들어주며 과거 합법이던 수출 지원 제도를 소급 적용해 과세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는 멕시코의 조세 환경과 투자 신뢰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조치로 평가받는다.

'가상 수출' 부가세 면제 20년 만에 번복... 삼성전자 5660억 원 청구


이번 사태의 원인은 멕시코 수출 진흥 제도인 IMMEX(마킬라도라) 프로그램 내 '가상 수출(V5 페디멘토)'에 대한 세무행정국(SAT)의 해석 변경에서 시작됐다. 멕시코는 지난 20년간 물품이 실제로 국경을 넘지 않아도 서류상 수출 처리하면 부가가치세(VAT)를 면제해 왔으나, 최근에 법규를 재해석하여 2019년부터 이를 '탈세 통로'로 규정하며 해석을 뒤집었다.

SAT는 상품이 멕시코 영토에 남아 있다면 이를 수입으로 간주해 16%의 부가세를 물려야 한다는 논리로 과거 5년 치 소급 과세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2019년부터 2023년 거래분에 대해 671400만 페소(5660억 원)를 청구받았다. 현재 삼성전자 등 8개 주요 마킬라도라 기업이 연루된 분쟁 금액은 460억 페소(38700억 원)를 넘어섰으며, 업계 전체로 확산할 경우 파급 효과는 5000억 페소(4216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법조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정부가 만든 규칙을 준수했을 뿐이며, 이중과세는 재정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연방행정법원(TFJA)에 제소해 승소했으나, SAT가 이에 불복해 대법원까지 상고한 상태다.

"정치 논리가 법치 압도"... 절세와 탈세 경계 무너뜨려


현지 법조계와 경제계는 이번 대법원 행보가 기술적 법리 분석보다 세수 확보라는 정치적 목적에 치우쳐 있다고 비판한다. 수년간 정부가 승인한 제도를 뒤늦게 '나쁜 관행'으로 몰아 소급 처벌하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정면으로 위반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당국이 '조세 회피''탈세'를 의도적으로 혼동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탈세는 불법이지만, 회피는 법 테두리 안에서 세 부담을 최적화하는 정당한 경영 활동이다. 멕시코 대법원은 현재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으나, 최근 친정부 성향 판사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행정부의 처벌적 징세 방식을 수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법원 구성 변화와 '징세 우선' 기류의 위험성


최근 멕시코 대법원의 판결 성향이 '법리'보다 '국가 세수 확보'라는 정치적 논리에 기울고 있다는 점이 기업들에 가장 큰 위협 요소다. 특히 리카르도 살리나스 플리에고 회장의 '그루포 살리나스' 세금 체납 사건에서 대법원이 정부 손을 들어준 것이 결정적 선례가 됐다. 이 판결은 멕시코 대법원이 법리적 원칙보다 국가의 '징세권'에 더 큰 무게를 실어준 상징적 사건이다. 대법원은 리카르도 살리나스 회장이 제기한 조세 불복 소송에서 수조 원대 체납 세금이 정당하다고 판결하며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는 당국이 기업의 과거 회계 처리를 소급하여 문제 삼을 수 있는 강력한 사법적 근거가 되었으며, 현재 삼성전자가 직면한 부가가치세 소송의 불리한 전조로 해석된다.

이 판결로 인해 멕시코 내에서는 "대법원이 더 이상 행정부의 독주를 막는 방어막이 되지 못한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현재 대법원 내부 분위기는 극명하게 갈린다. 야스민 에스키벨 모사 판사 등은 "가상 수출은 최종 소비자 판매가 아니므로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것은 위헌적"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레니아 바트레스 판사 등 친정부 성향 판사들은 "세금 감면이 탈세 통로로 악용될 수 있으며, 공공 정책 재원 확보를 위해 징수가 정당하다"고 맞서고 있다. 현지 매체들은 최근 대법원 판사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행정부의 처벌적 접근 방식을 수용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한다.

멕시코 투자 환경 급랭... '니어쇼어링' 특수에 찬물


이번 판결은 멕시코가 추진해 온 '니어쇼어링(생산기지 인접국 이전)' 전략에도 치명상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멕시코를 선택한 핵심 이유인 '안정적 규제'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멕시코 기업인연합회(Coparmex)와 마킬라도라 협회(index)"대법원이 SAT의 기준을 최종 확정한다면 멕시코의 투자 매력은 사라질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삼성전자와 마킬라도라 기업들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최종 판결은 오는 2026년 상반기 중 내려질 예정이다. 삼성전자 외에도 기아, 현대모비스, 삼성전기 등 현지에 대규모 라인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은 SAT의 조사 확대 여부를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시장 전문가들은 멕시코 정부가 눈앞의 세수 확보를 위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수출 기업의 숨통을 조일지, 아니면 법적 신뢰를 회복할지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려 있다고 진단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