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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틴토, 글렌코어 인수 철회…구리 패권 노린 세계 최대 광산사 합병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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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틴토, 글렌코어 인수 철회…구리 패권 노린 세계 최대 광산사 합병 무산

기업가치 이견에 프리미엄 합의 실패…글렌코어 지분 40% 요구가 발목
합병 무산에 글렌코어 주가 급락…리오틴토는 단독 구리 전략으로 선회
스위스 바르 마을에 있는 회사 본사 앞에 글렌코어의 로고가 그려져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위스 바르 마을에 있는 회사 본사 앞에 글렌코어의 로고가 그려져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 3대 광산기업으로서 철광석 분야에서 세계 생산량의 15%를 차지하는 리오틴토(Rio Tinto)가 세계 최대 원자재 및 광산 기업인 글렌코어(Glencore plc) 인수를 추진하던 메가 합병 협상에서 최종적으로 발을 빼면서, 세계 최대 광산사 탄생을 목표로 했던 구상이 무산됐다. 양측이 기업가치와 인수 프리미엄을 놓고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구리 생산 확대를 통한 글로벌 광산 산업 재편 시도도 일단 제동이 걸렸다.

미 경제 매체인 블룸버그가 5일(현지시각) ‘리오, 가격 교착 상태로 글렌코어 메가 합병에서 탈퇴’라는 제하의 보도를 통해 전한 바에 따르면, 리오틴토는 글렌코어 인수 협상에서 더 이상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공식적으로 인수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이로써 수개월간 이어진 협상은 사실상 종료됐다.

기업가치 격차가 만든 협상 교착

이번 합병은 성사될 경우 세계 최대 광산사를 탄생시킬 수 있는 초대형 거래로 주목받았다. 리오틴토의 시가총액은 약 1570억달러로 평가됐으며, 글렌코어의 기업가치는 약 760억달러 수준이었다. 양측은 인수 프리미엄을 둘러싸고 치열한 협상을 벌였지만, 리오틴토는 주주 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수준의 프리미엄을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글렌코어가 요구한 지분 구조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글렌코어는 합병 이후 통합 법인에서 기존 주주들이 약 40퍼센트의 지분을 확보하는 주식 교환 비율을 요구했다. 이는 리오틴토가 감내해야 할 인수 프리미엄을 크게 높이는 조건으로, 리오틴토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반면 글렌코어 역시 지분 요구를 조정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합병 무산 직후 시장 반응

합병 무산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글렌코어 주가는 한때 최대 11퍼센트까지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반영했다. 글렌코어는 별도 성명을 통해 독립 기업으로서의 전략에 여전히 자신이 있으며, 기존 사업 우선순위 이행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리오틴토는 공식 입장을 통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구리 전략과 향후 행보

이번 합병이 성사됐을 경우 리오틴토는 구리 생산량을 사실상 두 배로 늘릴 수 있었고, 가격이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되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 구리 생산자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었다. 또한 약 100만 톤 규모의 향후 구리 생산 증가분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해 장기 성장 기반을 강화할 수 있었을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합병이 무산되면서 리오틴토는 대형 인수 대신 자체 광산 개발과 기존 자산 확장을 중심으로 한 독자적인 구리 확대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수 프리미엄 부담을 피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생산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글렌코어는 2014년 정점을 기록한 이후 구리 생산량이 약 40퍼센트 감소하는 등 생산 차질로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받아왔다. 다만 회사 측은 최근 새로운 광산 투자 필요성을 강조하며 향후 생산 확대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리오틴토는 단독 노선을, 글렌코어는 추가적인 인수합병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협상 결렬은 글로벌 광산업계에서 구리를 둘러싼 전략 경쟁이 얼마나 치열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동시에 대형 합병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규모 확대를 넘어, 주주 가치와 지배 구조에 대한 명확한 합의가 필수적이라는 점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